신세계·알리바바 '시너지' 주목…"反 쿠팡 연대 구축 '박차'"

등록 2025.01.07 08:00:02 수정 2025.01.07 08:00:08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신세계, 알리바바와 상반기 합작 법인 설립…G마켓·알리익스프레스 자회사 편입
전문가·업계 "신규 소비층 유입·해외 판로 확보 가능"…"구체적 협업 방식 논의 중"

 

【 청년일보 】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와 합작 법인(조인트 벤처) 설립을 공언하며 전격적인 반(反) 쿠팡 연대 구축에 나섰다. 

 

이 가운데 업계와 전문가 일각에서는 두 업체의 '동행'이 충분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알리바바와 올해 중 합작 법인(조인트 벤처) 설립을 통해 국내서 독주하고 있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당장 업계에서는 양측의 협업이 올해 업계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만큼 과감한 행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이번 행보는 단연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론 등은 지켜봐야겠지만, 쿠팡 중심의 독주 체제를 상당히 흔들 수 있는 힘을 지닐 수 있음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신세계는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하 알리바바)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작년 12월 26일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5 대 5의 출자 비율로 합작 법인 세우게 되며, 신세계는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올해 설립 예정인 합작 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G마켓과 거래하고 있는 60여만명의 판매자(이하 셀러)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원하는 G마켓 셀러는 별도의 추가적 절차 없이 기존에 G마켓에 등록한 상품이 바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 중 셀러가 필요한 플랫폼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신세계가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 연령층 다변화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해외 판로 확보 ▲상품 구색 확대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먼저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40대 이상의 소비자가 주를 이루는 G마켓에 1030세대 소비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등 중국계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를 이용하는 연령층은 주로 10~30대에 포진해 있다"며 "C커머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새롭고 참신한 공산품 등에 젊은 소비층의 높은 수요를 G마켓이 일정 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의 고질적인 문제는 주력 소비층이 다소 고령화된 점"이라며 "1030세대의 소비자들을 조금이라도 유인할 수 있다면 G마켓으로서는 알리바바와의 협업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1030세대 소비자들의 유입이 고착화돼 가는 G마켓의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G마켓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주력 소비층이 '늙어간다'는 점에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브랜드 그 자체의 참신함이나 젊은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1030세대 소비자들에게 '우리도 이렇게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다'라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G마켓이 중국 등 거대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유통산업 전문가는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해외 업체 대비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신선식품·고품질 의류 등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마켓과 알리바바의 협업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될지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G마켓에 입점해 있는 판매자(이하 셀러)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경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G마켓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확실한 판로를 얻게 되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현실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G마켓의 영업손실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마켓을 찾는 소비자가 더욱 다양한 상품을 찾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도 나온다.

 

이 전문가는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알리의 이색적이고 값싼 다양한 상품들을 G마켓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서 큰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G마켓에서 현재도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있는 신선식품·전자제품·의류 등에 더해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알리의 상품까지 함께 만날 수 있다면, 경쟁사에서 갖지 못하는 폭넓은 상품 구색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정보에 밝은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역시 "알리와의 협업으로 G마켓의 브랜드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이러한 우려보다 더 큰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체되어 있는 상품 구색의 과감한 변화도 G마켓이 얻어갈 수 있는 다양한 소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마켓 측은 추후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더욱 만족할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구체적인 협업방식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는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양측이 설립할 합작 법인의 본격적인 운영은 관련 IT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올해 상반기 중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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