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위기 딛고 '1위 사업자' 명성 회복 '촉각'

등록 2025.07.24 08:00:03 수정 2025.07.24 09:49:02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해킹 사태 후폭풍"…SKT 점유율, 10년 만에 40% 붕괴
SKT 브랜드가치 순위 40위…직전 분기 대비 29계단↓

 

【 청년일보 】 SKT가 지난 4월 유심 해킹 사태를 겪으면서 잇따른 가입자 이탈에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도약이란 비전 달성에 제동이 걸리는 등 그야말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수십 년동안 명실공히 '통신 1위 사업자'로 위상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벌어진 대규모 해킹 사태의 여파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10년 만에 40%대로 추락하는 한편 소비자 불신으로 인한 브랜드가치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유영상 SKT 대표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유 대표는 그동안 'AI 서비스 컴퍼니'로의 도약이란 청사진을 제시하며 AI 사업을 진두지휘했으나, 일각에선 늑장 사태 수습으로 인한 후유증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지난 5월 기준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진 39.29%(2천249만 9천42명)를 차지했다. 4월 가입자 수 2천292만 4천260명(40.08%)에서 0.79%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는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가입자 이탈이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1천361만 780명(23.77%), 1천113만 1천466명(19.45%)으로, 1천341만 3천968명(23.45%)과 1천99만 2천877명이던(19.22%) 4월 대비 각각 0.32% 포인트, 0.23% 포인트 증가했다.

 

설상가상 브랜드가치 역시 직전 분기(1~3월)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의 '2025년 2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발표에 따르면 SKT의 순위는 40위로, 전 분기(1분기)의 11위보다 29계단 내려갔다. 

 

브랜드가치 평가지수(BSTI)는 890.1점에서 850.1점으로 하락했다. 그러면서 KT에 이동통신 부문 브랜드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번 해킹 사태가 SKT의 타사 대비 부족한 정보보호 인력과 투자 규모, 계정 정보 관리 부실 및 주요 정보 암호화 조치 미흡 등 과실로 인해 발생한 측면이 있다고 최종 판단했다.

 

통신업계 안팎에선 결국 안일한(?) 보안 인식으로 고객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SKT가 자성(自省) 차원에서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보호 부문의 경우 SKT는 통신3사 가운데 투자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SKT의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4.2%로, KT(6.3%)와 LG유플러스(7.4%)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에 SKT는 고객 신뢰 회복 차원에서 향후 5년간 총 7천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정보보호 전담 인력 2배 확대, 보안 장비 등 전반적으로 책정 금액에 포함이 돼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번 해킹 사태로 SKT가 추진해온 AI 사업 전략이 자칫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유 대표는 지난 2021년 취임 이후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AI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내용의 'SKT 2.0' 비전을 선언하며 AI 중심의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오는 2030년까지 매출 30조원 달성, 이중 AI 매출 비중을 35%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구상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해킹 사태 수습, 고객 신뢰 회복 부분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AI 부문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유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로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게 되면서 AI 투자에 있어서 일정 정도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탈통신 기조 하에 신성장 동력으로 AI를 낙점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칫 동력이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T 관계자는 "AI는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고 있는 만큼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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