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마운자로’ 브랜드 로고. [사진=한국 릴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7276850514_066b40.jpg)
【 청년일보 】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이달 중순 이후 국내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마운자로의 시장 공급가가 위고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고용량 마운자로의 가격에 따라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릴리는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2.5㎎(4주분)의 국내 공급가를 27만8천원으로, 5㎎(4주분)의 국내 공급가는 36만9천원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위고비의 공급가 약 37만2천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다만, 마운자로 역시 시장내 자율적으로 가격이 적용되는 비급여 약제인 만큼 실제 환자들이 접하는 가격은 의료기관별로 상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자로는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 수용체 및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활성화시킴으로써 식전 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주 1회 투여방식으로 초기 2.5㎎으로 시작해 4주 간격으로 용량을 증량한다.
특히 마운자로(5·10·15mg)는 세마글루티드(1mg)와의 직접 비교를 통해 세마글루티드(1.86%) 대비 높은 2%대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능을 입증했다.
또 마운자로(10·15mg)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세마글루티드(13.7%) 대비 47% 개선된 효능을 보여줬고, 평균 허리둘레 감소 수치는 18.4cm로 세마글루티드(13.0cm) 대비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마운자로의 유통 가격은 각 유통사와의 비밀 유지 계약에 따라 공개가 불가능하다”며, “릴리는 제품의 전반적인 가치와 제품의 효능 및 안전성 프로파일, 각 국가의 시장 및 규제 환경을 고려해 가격 책정 및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릴리는 국내 당뇨병 분야에서 축적해 온 경험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를 분석해 왔다”면서 “마운자로를 필요로 하는 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전략과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접근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7276889853_29dfbd.jpg)
◆ “고용량 가격이 ‘관건’…용량별 가격, 위고비 ‘동일’ vs 마운자로 ‘단계별 책정’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릴리의 마운자로 가격 책정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다.
이번에 출시되는 마운자로는 1회분씩 담긴 펜 4개가 제공되는 일회용 방식으로, 1펜에 4주치가 담긴 다회용 주사 형태인 ‘위고비’보다 원가 구조가 일반적으로 비쌀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마운자로가 위고비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 이유는 가격 때문으로, 모든 용량의 가격이 같은 위고비와 달리 마운자로는 용량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알려진 저용량 마운자로의 가격보다 고용량 마운자로에 책정되는 가격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의료계 관계자 A씨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 서서히 용량을 늘려가면서 당뇨병이나 비만 등을 치료한다”면서 “마운자로는 6가지 용량으로 나누어져 있는 만큼, 각 용량별 가격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위고비에서 마운자로로 전환하는 것도 현재까지 출시 예정인 저용량보다 더 높은 용량으로 전환해야위고비 대비 더 높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알려진 2가지 용량보다 더 고용량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느냐에 따라 ‘위고비 → 마운자로’ 전환 난이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H.O.P 프로젝트. [사진=한미약품]](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7278082836_b94817.jpg)
◆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경쟁력 有…“효능·공급 안전성 ‘준수’ 전망”
이처럼 국내에 곧 출시할 릴리의 마운자로가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되면서 국산 최초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이하 에페)’는 한미약품의 혁신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TM)가 적용된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 적응증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페는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Slow Absorption 방식’을 적용, 기존 GLP-1 계열 약물 대비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하고, 환자 편의성과 내약성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 예정으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도 가격과 효능, 공급 안전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에페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GLP-1 비만 신약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치료제”라며, “체중 감량은 물론,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까지 겸비한 혁신적인 비만치료제”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에페의 롱턴(장기)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효능과 안전성 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현재까지 발표되고 있는 데이터 기준 기존의 비만치료제와 비교해도 효능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평균 체중 감소율은 위고비와 비슷한 15% 내외로 전망되고 있는데, 10%만 넘어도 효과가 있는 치료제로 볼 수 있으며, 위고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가 등이 책정된다면 에페도 경쟁력이 있는 약물”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 약가는 해외 대비 지나치게 낮아 수급 문제 발생 시 해외 대비 의약품 공급에서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있다”며,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 B씨는 “같은 계열의 약제라도 환자에게 사용할 때마다 의약품마다 치료 효과와 부작용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한미약품의 에페가 출시될 경우 비만치료제 시장 자체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