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대기업에서 이른바 '샐러리맨의 별'이라고 불리는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이 낮은 가운데, 연령대별 임원 비중에 한 이목이 새삼 쏠리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글로별 경영환경 속에서 미래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1960년대생 임원들이 1970년대생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속도가 보다 가팔라지고 있다.
다만 각 업종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였는데 반도체·배터리·조선업은 1970년대생들이 조직 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철강업의 경우 여전히 1960년대생 임원 비중이 높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각 업종별 2024년 1분기에 대한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사외이사 제외)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전체 임원 숫자는 1천359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970년대생 임원이 두드러진 편이다.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전체 등기·미등기임원은 1천160명으로, 이 중 1960년대생은 25%(295명)에 불과한 반면 1970년대생은 71%(828명)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감소하고 9% 증가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전체 임원은 199명으로 1970년대생이 51%(103명)를 차지했다. 이는 1960년대생(45%·91명)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1960년대생 임원은 7명 감소한 반면, 1970년대생은 3명 증가했다.
반도체 부문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업종(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역시 1970년대생 임원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배터리 업종 전체 임원 숫자 249명 가운데 1970년대생은 무려 69%(172명)에 달했다.
지난 3월 31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등기·미등기임원은 140명이며, 이중 1960년대생 임원은 45명(32%), 1970년대생은 89명(63%)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1명 감소하고 14명 증가했다.
삼성SDI의 전체 임원은 109명으로 이중 1970년대생이 76%(83명)에 달했다. 이는 1960년대생(23%·26명)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1960년대생 임원은 6명 감소한 반면, 1970년대생은 19명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배터리 업종은 아무래도 신기술 선점이 중요시되는 만큼 젊은 감각을 지닌 임원들을 경영의 전면에 배치해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해 나가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1970년대생 임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조선 3사 전체 임원 139명 가운데 1960년대생이 34%인 반면, 1970년대생은 전체 60%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의 전체 등기·미등기임원 수는 48명이며, 이 중 1960년대생 임원은 10명(21%)인 반면 1970년대생은 33명(68%)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명, 8명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한화오션의 전체 임원 수는 올 3월 말 기준 53명으로 1970년대생 비중이 56%(30명)였다. 이는 1960년대생(39%·21명) 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삼성중공업 전체 임원 수는 38명으로 1960년대생은 44%(17명), 1970년대생은 55%(21명)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명 감소하고 8명 증가했다.
이와 달리 철강업(현대제철·포스코)은 타 업종 대비 '세대교체'가 상대적으로 더딘 편에 속했다. 전체 임원 137명 가운데 1970년대생이 30%(41명)인 반면, 1960년대생은 전체 69%(95명)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현대제철과 달리 포스코의 경우 1960년대생 임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포스코의 전체 임원은 64명으로, 이중 1960년대생이 무려 62명에 달했으며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는 수치다.
현대제철은 전체 임원 73명 가운데 1960년대 비중이 45%(33명)였다. 이는 1970년대생(53%·39명)보다 소폭 낮은 수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명 감소하고, 6명 증가한 수준이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