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풀무원이 연간 매출액 3조 클럽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미 역대 최대 상반기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견조한 국내사업과 탄력받은 해외사업의 시너지로 올해 연간 매출액 3조 달성은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은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1조5천623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기준 매출액은 7천930억원, 영업이익은 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0.5% 증가했다.
국내사업 부문에서는 식품서비스 유통사업이 꾸준한 신규사업 수주와 단체급식 확대 등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해외 식품제조 유통사업은 미국법인의 두부 카테고리 지속 성장, 아시안푸드의 성장 및 현지 생산 본격화로 인한 원가·물류비 절감, 중국법인의 상온면 카테고리 신제품 출시 등으로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개선을 달성했다.
풀무원은 상반기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연간 매출액 3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 2조9천935억원을 기록해 65억원 차이로 3조 클럽에 입성하지 못했다.
올해 풀무원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1천322억원, 808억원, 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30.3%, 7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식품서비스 유통사업'이 효자…군 급식사업 '강점'
국내의 경우 단체급식 사업을 하는 식품서비스 유통사업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풀무원은 푸드서비스 전문기업인 풀무원푸드앤컬처를 통해 식품서비스 유통사업을 영위 중이다.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위탁급식 사업은 대기업, 군부대, 아파트 커뮤니티 급식과 실버타운, 어린이집 등 생애 주기별 연령에 맞는 식단과 식문화 공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위탁급식은 산업체, 오피스, 대학, 군대, 병원 등 다양한 채널에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풀무원푸드앤컬처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영역이다.
올해 상반기 풀무원푸드앤컬처는 해외 여행객 증가로 인한 컨세션 호조, 휴게시설 운영권 수주, 위탁급식 신규 수주 및 재계약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 101% 늘었다. 특히 위탁급식의 최근 3개년(2021~2023년) 매출은 연평균 26.8%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위탁급식 운영 전문 노하우와 고객사별 맞춤 서비스를 통해 대형점 중심의 신규 수주와 군 급식 수주로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위탁급식 사업 시장변화에 맞춰 대기업과 대형 오피스 급식 시장을 집중 공략해 왔으며, 육군부사관학교 양성식당을 시작으로 군 급식시장에서도 사업규모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올해 3월 말 영업신고 기준 총 414개 대형 급식사업장 및 위탁급식소를 운영 중이다. 대기업 및 군 급식 서비스 분야에서는 올해 1분기에만 32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전국 6개 지사를 중심으로 오피스, 산업체, 관공서, 군대, 병원, 아파트 커뮤니티는 물론 프리미엄 실버 및 어린이 시장에도 신규 진출해 푸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단체급식의 경우 신규 수주, 재계약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고 핵심 사업장을 재계약하며 영업이익도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군 급식은 풀무원푸드앤컬처가 강점을 가지고 있어 남은 4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해외사업 흑자 전환 기대…두부·김밥 등 K-푸드 호재
지난해 기준 풀무원의 해외식품 부문 매출액은 5천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22억원을 기록했지만, 미국법인의 매출이 늘어나며 전년도 영업손실(455억원) 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이처럼 풀무원은 그동안 해외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전세계적인 K-푸드 유행으로 해외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어 근심을 덜었다.
회사의 해외 식품제조 유통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미국법인이다. 풀무원은 1991년 첫 해외법인으로 미국을 낙점하고 글로벌사업을 전개해 왔다.
미국법인은 두부 제품의 두 자리 수 성장, 아시안 푸드의 호조 및 현지 생산량 증대를 통한 원가 개선 등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7% 성장하고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면서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김치를 생산해 미국으로 배송하는 수출 전략을 이어 나가며 미국 현지 생산방식과 차별화한 김치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월마트, 크로거, 퍼블릭스 등 다양한 미국 현지 메인스트림 시장에 비건 김치를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젓갈로 맛을 낸 전통 김치를 추가로 입점하는 등 미국 김치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풀무원은 2010년 중국 베이징과 상해에 중국법인 '푸메이뚜어(圃美多)식품'을 설립했다.
당시 냉장 신선편의식품의 불모지였던 중국에서 콜드체인에 기반한 냉장 가공식품을 생산하여 대리점을 통해 판매를 하는 일반적인 영업방식이 아닌 O2O, 회원제 매장, 온라인 등의 신(新)채널에 직접 영업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후 지난달에는 국내 식품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메인스트림 시장에 냉동김밥 수출길을 열고, 중국 거대 유통채널인 샘스클럽(Sam's Club)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수출 제품은 'Tuna KimBap'(한식 참치김밥)으로 참치김밥 3줄을 1봉으로 묶어 판매한다. 중국 전역 49개 지점을 보유한 거대 유통 샘스클럽 전 지점에서 최근 판매를 시작했으며 9월까지 총 13만6천봉, 낱개로 환산하면 40만 줄 이상의 김밥이 중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연간 약 62만봉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법인은 편의점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은 두부바 매출의 안정적인 매출이 지속되고 있다. '두부바'는 지난 2020년 말 풀무원 일본법인 아사히코가 첫 선을 보인 식물성 단백질 간식으로, 제품 1개당 10g의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
출시 후 약 1년 만인 2021년 12월 1천만개 판매를 돌파했으며, 이어 2022년 12월까지 3천만개, 2023년 9월까지 5천만개가 판매되며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두부바는 현재 일본 3대 메이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의 총 3만여개 점포에서 일 평균 약 7만개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 7월에는 누적 판매 7천만개를 돌파했다.
이처럼 국내와 해외사업이 순항 중이긴 하나,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풀무원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2021년 233.9% ▲2022년 274.9% ▲지난해 325.8%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통상 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하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그간 해외사업 부진, 공장 증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풀무원 관계자는 "해외 현지 대응력을 높이고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두부 등 수요가 늘며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