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147/shp_1732081019.jpg)
【 청년일보 】 DB손해보험(이하 DB손보)의 미국 보험영업이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괌 태풍과 하와이 산불에 이어 최근엔 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한 적잖은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형 재해가 DB손보의 현지 영업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DB손보가 입을 것으로 추정되는 손실액은 600억원에 달한다.
이번 LA 산불 발생 지역은 허스트·오토·팰리세이즈·이튼 등 4개다. 이 중 팰리세이즈·이튼 산불이 주거지까지 번지면서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기준 팰리세이즈 화재로 8명, 이튼 화재로 17명 등 25명이 사망했고, 불길에 휩싸인 건물도 1만2천채가 넘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산불로 인해 DB손보가 수백억원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B손보가 보유한 계약은 이튼 산불 인근 지역 34건, 팰리세이즈 산불 인근 지역 3건이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DB손보의 손실 규모를 1천억원, 신한투자증권은 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번 재해는 DB손보의 실적 및 주가에도 적잖은 부담을 준 모습이다.
한화증권은 지난 14일 낸 보고서에서 DB손보의 LA산불로 인한 손실액을 1천억원대 초반으로 추정하고 올해 손익에 반영하면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5%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이를 포함한 향후 추정치 변경으로 DB손보의 목표주가를 5% 하향 조정했다.
앞서 DB손보는 2023년에도 하와이 마우이 산불로 1천6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DB손보의 원수손해액은 약 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DB손보는 2006년 하와이에 지점을 개설한 이래 자동차보험과 주택화재보험 중심으로 현지 보험시장을 적극 공략해 왔다. 2021년에는 하와이 최대 손해사정사인 '제이엠앤코(JM&Co)'를 인수해 운영해 오고 있다.
신용평가사 A.M. BEST에 따르면 하와이 지역의 일반보험 시장에서 DB손보 시장점유율은 19.18%로 알리안츠(22.83%)에 이어 2위 수준이다.
또한 DB손보는 같은해 5월에도 괌 태풍에 따른 보험금 등으로 1천800억원 수준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국 현지 점포로 괌과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에 지점을 두고 있다. 즉 최근 몇 년 새 뉴욕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재해로 현지 점포 영업에 잇다른 타격을 받은 모양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해외에서의 대규모 손실이 향후 DB손보의 현지 영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미국에서 대형 규모의 재해에 직면한 DB손보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등 현지 영업을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잇따른 대형 사고는 현지 마케팅 위축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DB손보 관계자는 "LA산불로 인한 전체 피해 규모는 상당하나, DB손보는 산불위험도가 낮은 물건에 한해 인수하는 가이드라인 운용과 누적위험 관리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2023년 하와이 사고 대비 현저히 낮은 피해액"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해상의 경우 LA인근 지역 물건이 4건이지만, 산불이 난 지역과 많이 떨어져 있어 피해접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LA산불로 인한 재보험사 코리안리의 추정 손실액은 대략 1천만∼1천900만달러(146억∼278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