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빅4’ 손해보험사의 누적 손해율은 벌써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특히 올 겨울에는 한파가 예상돼 손해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내년 추가적인 보험료 인하가 녹록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시장점유율 약 85%를 차지하는 삼성화재 및 DB손해보험(이하 DB손보),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의 올 1~9월 누적 평균 손해율이 81.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8.2%)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80%를 넘어섰다.
이같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최근 3년에 걸친 보험료 인하와 자동차 이용량 증대에 따른 사고 증가, 정비 수가 인상 등이 꼽히고 있다.
자동차보험료는 지난 3년에 걸쳐 인하됐다. 2022년 1.2~1.4% 수준이던 인하율은 지난해 2~2.1%로 확대됐다. 이어 올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강조한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인하율이 2.5~3% 수준에 달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차종별 교통량은 지난해 1~9월 23억2천815만8천대에서 올해 같은 기간 23억5천956만6천대로 증가했다.
아울러 보험사가 사고 차량을 수리한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인 정비 수가는 최근 3년 새 8% 올랐다. 정비 수가가 3~4% 오를 경우 손해율은 약 1%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보험료가 매년 인하된 데다 코로나19 유행 종식에 따른 차량이동 증가 및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한 정비 수가 인상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줬다”며 “이와 함께 계절적 요인으로 지난 여름 침수 피해가 컸던 점도 뺴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협회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 12곳으로부터 집계한 집중호우 차량 피해 건수와 추정 손해액은 지난 7월 한달 새 각각 3천582건, 319억4천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8월에 걸친 차량 피해 2천395건, 추정손해액 175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실제로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보험료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10조5천141억원에 그쳤다. 또한 자동차보험 손익도 3천322억원으로 전년 동기(5천559억원)보다 2천237억원(40.2%) 줄었다.
그런 가운데 올 초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에 따라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 역시 손해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에 따라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새로운 비용으로 인식되면서 손해율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를 보이는데, 특히 올 겨울에는 한파가 예상된 만큼 예년에 비해 사고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황인 만큼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추가로 인하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올 9월까지 누적 손해율을 보면, 올해 전체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손익 지표로만 보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그간 통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손해율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올해는 대부분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사업이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험료 인상의 유인이 있지만, 금융당국의 입장 역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가급적 동결을 바라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