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늘어나는 고독사, 우리는 안전한가

등록 2025.08.15 11:00:00 수정 2025.08.15 11:00:28
청년서포터즈 8기 박진희 wlshee0305@naver.com

 

【 청년일보 】 지난 2023년 서울의 한 원룸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지 2주가 지나서야 이웃 주민의 신고로 발견된 그는 연락할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없었다. 집 안에는 만기된 우편물만 쌓여 있었다. 이것이 바로 ‘고독사(孤獨死)’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삶의 마지막 순간을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채 맞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은 3천661명으로 전년도(3천559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특히 중장년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남성이 84.1%(3천53명)를 차지했으며, 이는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4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며 고독사 문제에 제도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해당 법은 지자체에 고독사 실태조사 및 예방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있다.

 

고독사 통계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고독사가 주로 50~60대 남성 1인 가구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퇴직, 이혼, 자녀와의 단절 등으로 사회적 연결망이 약해지고, 가사 및 건강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들이 정신적·육체적 고립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이나 만성질환을 방치하다 결국 외부와 단절된 채 사망하는 사례도 많다.

 

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고독사는 단지 혼자 사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이 끊긴 사회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서울시, 성남시, 수원시, 오산시 등은 AI 돌봄 로봇, IoT 기기, 이웃 살피미, 지역사회 돌봄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고독사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독사는 단순한 사회 문제가 아니라, 의료·복지·심리·기술이 함께 맞물려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보건의료 분야 역시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고독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인사 한번 더 하고, 연락 한 번 더 하고, 관심을 조금 더 가진다면 누군가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 보건의료인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한 때다.
 


【 청년서포터즈 8기 박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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