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인공지능(AI)이 의료 전반에 걸쳐 혁신을 가속하면서, 원격 간호가 의료 AI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 의료의 주역으로서 간호대학생들은 기술과 인간 중심의 간호를 융합해 의료 접근성과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스마트 돌봄의 설계자로 거듭나고 있다.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도입에 대한 오랜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격 간호는 이미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상담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간호사의 역할은 질병 예방부터 퇴원 후 관리까지,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데 있다. AI는 이러한 간호의 본질적 역할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수행하도록 돕는다.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수집된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간호사는 병원에 없는 환자에게도 위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개입할 수 있다. 특히 원격간호는 진단 및 처방 행위를 제외한 영역에 집중되며, 이는 만성질환 관리·건강 상담·교육 등 간호 고유 영역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평가된다. 간호사는 AI로 분석된 데이터를 활용해 원격으로도 정확하고 지속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
원격 간호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간호대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기술적 이해와 인간적 접근의 조화이다. 간호사는 AI가 생성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임상적 판단에 통합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를 갖추어야 한다. 이 역량이야말로 원격 환경에서 정확한 간호 사정과 의사결정의 기반이 된다.
실제로 간호대학생의 디지털 이해력와 학업적 자기효능감은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된 바 있다(임희경 외, 2023). 그렇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적인 공감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간호사는 비대면 상황에서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스스로 건강 행위를 실천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코치(Health Coach)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AI는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 간호사가 환자와의 공감이라는 인간 중심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의료 AI 시대의 원격 간호 혁신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과 교육 시스템의 개혁이 필수적이다.
첫째, 원격간호 서비스에 대한 수가 기준과 간호사의 법적 책임 및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후속 입법이 시급하다. 또한 의사와의 효율적인 협진 프로토콜 구축도 요구된다.
둘째, 대학 교육 과정에 보건의료 정보학(Nursing Informatics) 기반의 데이터 분석 교육과 AI를 활용한 비대면 실습을 필수적으로 포함해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셋째, AI와 원격 간호를 활용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도서·산간 지역이나 취약 계층에게도 고품질의 간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책적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간호대학생들은 기술적 역량과 인간미를 겸비해,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AI는 간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간호가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도구이다. 원격 간호는 병원의 벽을 넘어 더 넓고 깊은 돌봄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고윤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