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LLM 기술 상향평준화 뚜렷, 모델 자체 수익성 한계…성공 열쇠는 '활용'과 '응용'

등록 2025.09.20 10:00:00 수정 2025.09.20 10:00:53
청년서포터즈 8기 오민석 ms0548@naver.com

 

【 청년일보 】 인공지능(AI)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더 강력한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면, 이제는 상향 평준화된 기술을 누가 더 영리하게 '활용'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만들어내느냐의 싸움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LLM 기술이 특정 기업의 독점적인 무기가 아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품(Commodity)'이 되어가면서 모델 자체만으로는 더 이상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제 AI 시장의 성공 공식은 '최고의 모델'이 아닌, '최적의 활용법'을 찾는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모델은 '기반체계', 진짜 가치는 그 위의 응용(앱)에서 나와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LLM을 단순한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앞으로 다양한 AI 에이전트(agent)와 애플리케이션을 움직이는 '기반체계(platform)'로 보고 있다.

 

그는 “AI의 진정한 가치는 이메일이나 엑셀처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킬러 앱(killer app)'이 나왔을 때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도 “AI 기반 에이전트가 새로운 앱이다(Agents are the new apps for an AI-powered world)”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회사 전략의 중심이 '에이전트 중심 애플리케이션' 구축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과거 윈도우 운영체제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수많은 응용 프로그램이 성장하는 토양이 되었던 것과 유사하다. 즉, 이제 LLM의 진정한 성패는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그 위에서 어떤 서비스와 경험을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 오픈소스 모델 확산, 모델 단독 수익성은 한계

 

메타(Meta)의 '라마(Llama)' 같은 강력한 오픈소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기술 장벽이 낮아졌다. 이제는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LLM을 개발하거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자연스레 API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모델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가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픈AI 이사회 의장조차 “대부분의 기업이 자체 LLM을 구축하는 것은 수백만 달러의 낭비”라고 지적할 정도다. 이는 이미 상향평준화된 고성능 모델을 가져다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의미이며, 기업의 경쟁력이 더 이상 모델 개발 능력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 '현장'에서 답을 찾다…서비스로 가치를 증명하는 기업들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LLM을 자사 서비스에 녹여내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은 LLM을 '개발'하는 대신 '활용'하는 데 집중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통신과 같은 일상 속 서비스부터 고도의 전문 영역까지 혁신이 두드러진다. SK텔레콤은 자사의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에 실시간 통화 요약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용자가 업무나 중요한 통화를 마치면, LLM이 대화의 핵심 내용을 간추려주고 '할 일'까지 정리해준다. 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정보 누락을 방지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직관적인 활용 사례다.

 

전문 영역에서의 혁신은 더욱 돋보인다. 국내 최대 법률 데이터 플랫폼 '엘박스(Lbox)'는 LLM을 활용해 변호사들의 업무 방식을 바꾸고 있다. 변호사가 자연어로 사건의 쟁점을 입력하면, AI가 수백만 건의 판례 데이터에서 가장 유사하고 참고할 만한 판결문들을 즉시 찾아 핵심 요지를 정리해준다. 과거 수십 시간이 걸리던 리서치 작업이 단 몇 분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LLM을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는 대신, 이미 검증된 LLM을 지렛대 삼아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활용의 지혜'를 발휘했다는 점이다.

 

◆ AI의 미래, '연결'과 '최적화'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LLM 기술의 상향평준화가 AI 산업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제 모델의 미세한 성능 우위보다, 그 모델을 현장에 투입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고 강조했다.

 

AI 시장의 진정한 승부처는 이제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LLM을 기존 서비스와 얼마나 잘 연결하고, 기업의 목적에 맞게 최적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어떤 LLM이 최고인가?"라는 질문에서 벗어나, "이 기술로 우리 고객과 비즈니스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할 때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오민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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