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 소비자의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인공지능(AI)을 통해 자동화된다. 소비자가 직접 신청해야 했던 번거로운 절차를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하는 구조로, 대출 이자 절감 효과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25일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를 공식 시행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이용자의 소득 증가, 신용평점 상승 등 신용 상태 개선을 자동 감지해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대신 신청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 승진, 소득 증가, 신용점수 상승 등 신용 상태가 개선된 경우 대출 이용자가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그동안은 소비자가 직접 신용 변동을 확인하고 금융사별로 개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해당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바 있다. 개인이 보유한 금융 정보를 다른 기관으로 이전·활용하도록 허용하는 마이데이터 제도를 기반으로, ‘권리 행사 자동화’라는 새로운 활용 모델을 제도권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이에 은행권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에서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이 한 번 동의하면 타 금융사 대출까지 마이데이터로 연동해 정기 점검한다. 요건 충족 시 자동 신청은 물론, 거절 사유 분석과 개선 방안 제시, 신용 개선 시 자동 재신청 등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신한은행은 쏠(SOL)뱅크에서 마이데이터 자산을 연동하면 AI가 신용 상태 변화를 추적한다. 조건 충족 시 자동 신청하고, 미수용 시 재점검 후 재신청하는 원스톱 구조로 신청 속도와 승인율 제고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농협은행은 ‘AI대출금리케어’를 도입했다. 자산·부채 분석을 기반으로 인하 요건 충족 시 자동 행사한다. 농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42.9%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어서 자동화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도 26일부터 서비스를 시행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내 출시를 예고했다.
아울러 핀테크 업계 역시 시장 선점에 나섰다.
네이버는 ‘대출금리 케어’ 서비스를 오픈했다. 네이버페이에서 한 번 신청하면 보유 대출에 대해 금리인하요구권이 지속적으로 자동 신청된다. 결과는 매월 알림으로 안내되며, 인하 확정 시 다음 이자 납부일부터 자동 반영된다.
금리 인하가 승인되지 않을 경우 예·적금 가입, 잔고 증액, 자동이체 추가 등 금융활동 확대 방안을 제시하거나 신용점수 개선 서비스로 연계해 재신청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다.
토스는 실시간 신용 분석을 기반으로 한 ‘금리인하 자동 신청’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사전 신청자 수는 40만명을 돌파했다. 금융사별 접수 시점이 다른 점을 고려해, 앱 내에서 연계 금융사별 신청 가능 여부를 순차 안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뱅크샐러드는 ‘신용점수 올리기’ 기능을 자동 적용해 차별화에 나섰다. 금융 마이데이터뿐 아니라 의료 등 공공 마이데이터까지 활용해 신용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다는 전략이다.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중·저신용자 가운데 최고 신용점수 상승 폭은 226점에 달했으며, 가심사 승인 데이터 기준 예상 금리는 최대 4.6%포인트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동화 서비스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163만8000건으로 전년(389만5000건) 대비 225만7000건 감소했다. 수용률 역시 28.8%로 전년(33.7%)보다 4.9%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른 이자 감면액도 1469억원 줄었다.
금융위는 서비스 활성화 시 개인 및 개인사업자 대출 이자가 연간 최대 1680억원 추가 절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I 기반 자동화가 금융 소비자의 ‘권리 행사’를 일상화할 수 있을지, 나아가 금융사의 수용률 개선과 금리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 "AI 금리인하요구 자동 신청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신청해야 했던 절차를 앱 내 상시 점검·자동 대행 구조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면서 "한 번 동의하면 타 금융사 대출까지 연동해 인하 가능성을 점검하고 신청까지 대신 처리해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용등급 상승 등 실질적 신용 개선이 없는 경우 승인 가능성은 제한적이어서, 신청 건수 증가가 곧바로 수용률 확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