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오뚜기' 식품 여정(下)] K-라면 키플레이어 '시동'…내수 위주에서 탈피 글로벌 공략 '풀어야 할 숙제'

등록 2024.10.14 08:00:00 수정 2024.10.14 08:00:09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전세계적으로 'K-푸드' 인기몰이…이 가운데 'K-라면' 전체 트렌드 견인
오뚜기, 해외 사업 미미한 점은 아쉬워…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9.4%
매출은 매년 성장세…2017년 2조원 돌파 후 2022년 '3조원 클럽' 입성
식품산업 선도 위해 ESG 경영 강화…라면업계 최초 '플렉소 인쇄' 도입

 

케첩·마요네즈·식초 등 국민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오뚜기가 올해 55주년을 맞았다. 국민 카레 신화를 쓴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경영철학부터 현재까지 오뚜기의 역사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국민 식량난 해소 기여한 '풍림상사'…'갓뚜기'는 오히려 '독이 든 성배'
(中) "국내 식품사 한 획"…함태호 창업주, 부잣집 아들에서 군인·기업인으로 변신
(下) K-라면 키플레이어 '시동'…내수 위주에서 탈피 글로벌 공략 '풀어야 할 숙제'

 

【 청년일보 】 "올해는 창립 55주년으로 '보다 앞선 식품으로 보다 앞선 기업'이 되는 글로벌 오뚜기가 되도록 전진하자"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년 메시지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K-푸드가 유행하고 있다. 이 트렌드는 K-라면이 견인하고 있는데, 함영준 회장이 글로벌 오뚜기를 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9개월간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73억750만달러(약 9조6천320억원)로 집계됐다. 수출액 상위 품목인 라면과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액이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중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9.6% 증가한 9억380만달러(약 1조1천913억원)로 지난해 해 수출액(9억5천240만달러)에 근접했다. 이처럼 라면 수출이 날개를 달며 라면 제조 업체들도 호재를 맞았다.

 

 

오뚜기도 자사 대표 라면 브랜드 '진라면'을 통해 라업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 오뚜기의 해외사업 실적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오뚜기의 국내와 해외 매출액은 각각 7천781억원, 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국내는 1.5% 늘었으나 해외는 4.6% 줄었다.


상반기 기준 국내와 해외 매출액은 각각 1조5천769억원, 1천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2.6% 늘었다. 전체 매출 중 국내가 90.6%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고, 해외실적은 9.4%를 기록했다. 


이 중 오뚜기의 미국 법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8%, 69.4% 감소한 429억원, 1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베트남 법인인 오뚜기베트남은 같은 기준 매출과 순이익이 418억원,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100.0% 증가했다. 


여전히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은 높아 오뚜기는 글로벌 사업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했다. 아울러 동남아 외에도 미주, 유럽, 중국지역으로의 수출도 계속 늘리고 있다.

 

 

아울러 오뚜기는 기존 사용하던 영문 표기 'OTTOGI'에서 새로운 영문 표기 'OTOKI'로 변경을 추진하고,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시대 변화에 맞는 쇄신에 나서기도 했다. 


오뚜기는 영문 표기와 심볼마크 디자인 변경도 함께 추진해, 해외 소비자와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지금껏 기존 영문 표기 철자가 다양하게 발음되는 등 발음상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번 리뉴얼로 오뚜기를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심플한 심볼마크로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기존 영문 발음에 대한 혼선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레 리뉴얼을 추진했으며, 해외 소비자에게 오뚜기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현대적인 심볼마크로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한다"며, "지난해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하는 등 해외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리뉴얼을 계기로 해외 소비자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서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매년 꾸준한 성장세…매출 3조원 클럽 무사 안착


오뚜기는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설립 10년 만인 1979년 100억원, 1988년에는 1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2017년에는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22년 매출액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설립 이후 반세기에 다다를 동안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지 않고 앞으로만 내달렸다"며 "출시 제품과 수준도 다양해지고 깊어졌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오뚜기의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9천397억원, 8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4%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대외변수 악화에도 추석 관련 주요 제품군의 성장세가 견조하다"며 "연결사 영업실적 기여도 증가와 해외부문 성장세 또한 긍정적으로 전년 동기의 높은 베이스 부담에도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수준의 실적시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별도 기준 매출액의 경우 주요 카테고리 판매량 확대가 이끌어 낸 성장이 기대된다. 


그는 "특히 추석효과에 따른 면류 성장과 조미, 소스, 냉동식품 등의 물량 확대, 유지부문의 판가조정폭 축소가 예상된다"며 "9월 영업일수 감소에 따른 일부 실적조정 가능성은 열어두나, 9월부터 반영되는 주요 품목 가격조정 효과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 식품산업 선도 위해 ESG 경영 강화…라면업계 최초 '플렉소 인쇄' 도입


최근 전세계적인 기후위기 등으로 기업의 ESG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오뚜기 역시 ESG 경영을 확대하고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오뚜기는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친환경 녹색 인쇄방식인 '플렉소 인쇄'를 도입해 일회용 포장재의 친환경화를 도모하고 있다. 


주로 제과업계에서 사용하던 플랙소 인쇄로 '진라면 매운맛·순한맛(봉지면)'을 비롯해 케챂, 마요네스 등 총 10개 품목의 낱개 속 포장지를 생산해 자원과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취지다. 


플렉소 인쇄는 유성잉크를 사용하는 기존 그라비어 인쇄와 달리 친환경 수성잉크를 사용하며, 양각 인쇄로 기존 대비 잉크 사용량을 30% 이상 절약해 최대 1천600톤의 잉크와 유기용제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기존과 다른 건조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50% 줄일 수 있다. 


용기 소재도 자원순환에 집중해 친환경성을 더했다. 오뚜기 식품 포장재 자회사인 풍림P&P가 SK케미칼과 손잡고 소스류 최초로 육류소스 3종(돈까스소스, 참깨돈까스소스, 스테이크소스)에 '순환형 재활용 페트(CR-PET, Circular Recycle PET)'를 적용했다. 


물리적 재활용이 아닌 화학적 재활용 방식으로 생산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순환 재활용 페트로,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재활용 페트인 '스카이펫(SKYPET) CR'을 100% 사용했다. 


물리적 재활용보다 한 단계 발전한 친환경 용기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6톤 감축할 수 있으며, 기존 수준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공정에서 일반 플라스틱 대비 탄소 배출량을 40%까지 저감할 수 있다. 

 


또한 소스류 최초로 '바이오페트(Bio-PET)' 재질의 용기를 육류소스 등 소스류 10종 및 저칼로리 드레싱 3종 패키지에 적용했다. 


바이오페트는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원료를 30% 혼합한 소재로 기존 석유계 페트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 줄일 수 있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제품 라벨은 분리배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수분리성 '리무버블 스티커 라벨'을 사용했으며, 라벨 좌측 하단에는 편리한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EASY탭' 마크도 더했다. 


컵라면에도 친환경 용기를 적용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지 않도록 개선했다. 오뚜기는 국내 최초로 기존 컵라면 용기에 일반 종이용기가 아닌 발포성 재질의 '스마트 그린컵'을 개발해 현재 모든 용기면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용기 겉면에 자체 개발한 발포성 소재를 코팅해 열처리 가공한 친환경 용기로, 인쇄지로 사용되는 종이 사용량을 줄여 탄소 저감에도 효과적이다.

 

 

오뚜기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ESG 경영을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2023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는 '인류 식생활 향상에 기여하여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ESG 경영활동과 목표를 담았으며 ▲지속가능한 포장 ▲책임 있는 소싱 ▲식품 안전 및 품질 ▲기후변화 대응 ▲건강과 영양 ▲인권 경영 등 6개 주제와 전략, 성과 등을 기술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환경경영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부터 소비단계까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친환경 패키지 개발, ESG 경영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등을 통해 ESG 경영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탄탄한 ESG 경영체계를 통해, 자원 선순환 가치를 도모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등 지속가능한 미래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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