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삼성맨' 한종희 별세에 재계 '황망'…전현직 임직원 조문 발길

등록 2025.03.25 18:17:10 수정 2025.03.25 18:19:55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전자업계 동료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도 빈소 찾아
블룸버그·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도 사망 소식 긴급 타전

 

【 청년일보 】 삼성전자 TV 사업의 19년 연속 세계 1위 기록을 이끌어온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으로 애도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지난 22일 휴식을 취하던 중 오후 늦게 심장마비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후 병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까지만해도 주주총회, 중국 출장 등 경영 일정을 소화해왔기에 재계는 황망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모바일·TV·가전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한 부회장의 별세로 당장 이 직책은 모두 공석이 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당장 삼성전자의 경영 리더십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오후 한 부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경훈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등 삼성전자 현직 사장단과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빈소를 찾았다.

 

신종균 전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김현석 전 CE부문장, 최시영 전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 노희찬 전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전자 전직 임원들도 고인을 애도했다.

 

아울러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고인과 인연을 맺은 외부 인사들도 조문했다.

 

전자업계 동료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도 빈소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과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추모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도 홈페이지에 '고(故) 한종희 대표이사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추모 배너를 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 현지 일정으로 직접 조문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유가족들에게 멀리서나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갑작스러운 비보에 황망한 마음이며 유가족과 동료 임직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부회장님께서는 이공계 출신으로 개발팀장을 거쳐 최고경영자에 오르셨고,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대기업이 장악하던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로 우뚝 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분"이라면서 "특히 삼성 TV가 1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 혁신을 위해 밤낮없이 헌신하신 한 부회장님과 같은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기술의 힘' 덕분이며, 그 중심에는 한 부회장님 같은 기술 리더들이 있었다"면서 "기술 패권 경쟁의 시대에 큰 별을 잃게 되어 안타까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들도 일제히 한 부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블룸버그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가전이 급부상하고, AI(인공지능) 반도체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자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요한 시점"에 삼성전자가 리더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한 부회장은 삼성의 TV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분야로 만든 핵심 인물"이라면서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마케팅 등 사업 전략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후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했다. 이후 LCD TV 랩장, 개발그룹장, 상품개발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세트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을 맡아 TV뿐만 아니라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혁신을 이끌며 국내외 전자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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