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카드업계의 차기 수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헤드헌팅 업체를 동원해 차기 CEO 물색에 나섰으며, 여신금융협회도 아직 차기 협회장 인선 절차를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대주주인 KT의 인사 절차가 오는 3월 완료된 이후에야 인선에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헤드헌팅 대행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차기 대표이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좌진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21일 개최된 롯데카드 임시이사회에서 대규모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아직 뚜렷하게 거론되는 후보군은 없는 상황으로 조 대표가 결국 올 3월 29일로 예정된 임기 만료일을 채우리란 예측이 우세해졌다.
카드업계 및 전문가 일각에선 차기 CEO 인선을 위해 헤드헌팅 업체까지 동원한 것이 다소 이례적이란 의견이 나온다. 해킹 사태 수습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아직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만큼 리스크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으리란 해석도 제기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카드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에 대해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이와 관련해 제재 수준 등 변수가 남아있단 점에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에서도 선뜻 인사를 단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업계의 관행상 CEO 인선에 헤드헌팅 업체를 동원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해킹 사고 외에 매각 등 롯데카드에 얽힌 이슈들이 적지 않은 만큼 보다 전문적인 인력을 영입하기 위한 시도로 읽힐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롯데카드 차기 대표 인선에 헤드헌팅 업체가 동원된 이유로는 구인난을 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해킹 사태 후 대표 사임 및 책무구조도 리스크가 증대된 한편 업황 악화도 주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차기 CEO 인선 지연에 대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임시위원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카드뿐만 아니라 현재 카드업계는 전반적으로 차기 수장 후보에 대한 윤곽이 다소 모호한 상태다. 비씨카드를 비롯해 여신금융협회도 차기 수장 인선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먼저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상법에 따라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주주인 KT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박 내정자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할 때까지 비씨카드의 인사는 일시 정지된 셈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통상 KT의 임원 임기는 1년이고,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임기를 연장해 왔다”며 “KT에서 인사가 확정되면 비로소 비씨카드의 인선 절차가 개시되는 식으로 비씨카드의 차기 CEO 인선은 특별히 늦어지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 여신금융협회도 아직 차기 협회장 인선을 개시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5일 임기가 만료된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이 직무 대행을 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장 인선의 첫 단계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구성이지만 아직 회추위 구성도 안됐을 뿐더러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회추위가 서류심사에 및 면접 등 과정을 거쳐 단독 후보를 결정하면 전체 회원사가 참여한 총회에서 찬반 투표로 신임 협회장을 확정하는 절차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아직 회추위 구성이 되지 않았으며, 일정 역시 미정”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여신업계 일각에서는 카드업계의 차기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으로서 혁신을 비롯해 리스크 관리 등을 꼽았다. 업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업계의 신임 대표로서 IT 보안 및 리스크 관리 경험, 대손 관리·비용 절감 역량, 신뢰 회복 리더십을 겸비한 산업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황이 워낙 어려운 만큼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