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대면 협상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무산 위기까지 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수차례 요청한 대면 협상에 일절 응하지 않았던 현산이 대면 협상의 격을 실무진에서 대표이사급으로 높이자고 역제안하면서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현산이 여전히 재실사 요구를 수용할 것을 고집하고 있고,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기존 계약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어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협상은 결렬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산은 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 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산은 협상 일정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은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현산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앞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현산이 아시아나 인수 계약 이후 착실하게 인수 절차를 밟다가 올해 4월께부터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자 대면 협상을 거듭 요구해왔지만, 현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지난 6일에는 “대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진정성을 거론하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 것”이라며 채권단을 비난했다.
다만 현산은 이날 대면 협상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금호산업에 재실사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했다.
현산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이를 점검하기 위한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이 이미 현산의 재실사 주장을 “무리한 요구”라며 일축한 바 있음에도 현산은 또 다시 재실사를 언급하며 대표이사 간 대면 협상에도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현산의 이날 역제안에 대해 금호산업은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타결까지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11일을 계약 이행 ‘데드라인’으로 보고, 12일부터 금호산업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자 현산이 시간을 벌기 위해 역제안 카드를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