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도심 내 주택 공급의 핵심인 정비사업의 복잡한 인가 절차를 통합하고 사업성을 개선하는 법안이 국회 첫 문턱을 넘었다. 행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고 임대주택 인수 가격이 현실화되는 등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주택 공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당 주도로 처리된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의 핵심은 행정 절차 간소화를 통한 사업 효율성 제고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시행계획 인가와 관리처분계획 인가 절차를 통합해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두 단계의 총회를 한 번에 개최하고, 지자체에 인가 신청도 일괄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업시행 인가 고시 전이라도 감정평가업체를 미리 선정할 수 있으며, 총회 개최 전에 감정평가액 통지와 관리처분계획 공람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였다.
주민 동의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정비사업 초기 단계인 입안 요청이나 제안 시 주민들이 동의한 경우, 이를 향후 조합 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단계마다 반복적으로 동의서를 걷어야 했던 비효율을 없애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로 위축된 정비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지원책도 포함됐다.
조합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지자체에 공공기여(기부채납)하는 임대주택의 인수 가격 기준이 기존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 건축비'로 상향 조정된다. 표준건축비보다 단가가 높은 기본형 건축비를 적용받게 되면 조합의 수입이 늘어나 분담금 부담을 일부 덜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그동안 역세권 정비사업이나 공공재건축 등 일부에만 적용되던 건축물 높이 제한 완화, 공원·녹지 확보 기준 완화 등의 특례 규정이 민간을 포함한 모든 정비사업으로 확대된다.
다만 정비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민간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법적 상한 상향 내용은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됐다. 국토부는 용적률 상향이 빠졌더라도 행정 절차 단축과 각종 부담 완화 조치가 민간 사업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수도권 내 지정된 정비구역 물량은 서울 44만 가구를 포함해 총 75만 가구에 달한다. 이는 1기 신도시 전체 규모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이 마무리되면 인허가 기간 단축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 정비사업장에서 약 23만4천 가구가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