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국회의 청년 입법은 상반기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하반기 고용 지원 대상 확대로 요약된다. 2025년 연초에는 위기 청년을 제도권으로 포섭하는 데 집중했고, 연말에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던 취업 청년의 나이 기준을 현실화하는 데 주력했다.
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의 2025년 입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2대 국회 첫해는 위기청년 지원법 제정(2월)과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의 법사위 통과(12월)를 통해 청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인 해로 기록됐다.
◆ 투명 인간이던 위기 청년, 법의 테두리 안으로...다음 달 시행
지난해 상반기 입법의 핵심 성과는 2025년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대안)의 제정이다.
이 법안은 서미화·김남희(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들과 김미애(국민의힘) 의원의 법안 취지가 보건복지위원회 대안으로 통합됐다. 그동안 개인적 효심이나 가정사로 치부되던 가족돌봄 청년(영케어러)과 사회와 단절된 고립·은둔 청년을 위기 청년으로 명문화한 것이 골자다.
법 제정에 따라 국가는 5년마다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3년마다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해당 법안은 공포 후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 달인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기존의 신청주의 복지 시스템이 국가가 먼저 찾아내는 발굴주의로 전환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지원 대상인 '위기아동·청년'은 34세 이하의 가족돌봄 및 고립·은둔 청년 등으로 정의됐다. 특히 가족돌봄 청년의 경우 병역 의무를 이행한 기간만큼 지원 연령 상한이 늘어나 군 복무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들의 사회 복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심리상담, 건강관리, 학업 및 취업, 주거 지원 등 전방위적인 사회보장급여를 제공하게 된다. 가족을 부양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한 청년에게는 자기돌봄비 등의 특별 지원이 이뤄지며, 고립·은둔 청년에게는 특성에 맞는 맞춤형 회복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지원 체계도 체계화된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5년 단위의 기본계획 수립과 3년 단위의 실태조사를 통해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
또한 전문 능력을 갖춘 기관을 전담 조직으로 지정해 대상자 발굴부터 상담, 사례관리 계획 수립, 사후 모니터링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이 밖에도 위기아동·청년 정책센터를 지정해 성과 관리를 강화하고, 모범적인 운영을 하는 기관을 전문기관으로 인증하는 등 지원 인프라의 전문성을 높이는 근거도 마련됐다.
◆ 지난해 12월, 취업 지원받는 청년 나이 34세까지 늘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청년 일자리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으며 큰 변화를 예고했다. 작년 12월 10일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심의 단계에 오른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그 주인공이다.
기존 법은 청년고용촉진을 위한 청년의 연령을 대통령령에 위임해 15세 이상 29세 이하로 좁게 규정하고 있어, 19세 이상 34세 이하로 규정한 청년기본법 등 타 법령과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나이 상한을 34세로 법률에 명시해 상향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이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그동안 30대 초반이라는 이유로 각종 청년 고용 혜택에서 소외됐던 구직자들도 지원 대상에 포함될 길이 열리게 된다.
또한 올해 말 일몰 예정이었던 공공기관의 미취업 청년 고용 의무(정원의 3% 이상) 유효기간도 연장되어 공공부문 채용의 마중물 역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촉진법상의 나이 기준 확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청년 연령 상향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월 청년 연령 상한을 39세로 높이는 청년기본법 개정안을,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하며 청년 정의 재설계에 나선 바 있다.
고용촉진법상 연령이 34세로 확대된 것에 발맞춰, 향후 기본법상의 청년 연령 또한 39세로 상향하는 논의가 올해 국회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위기 청년 발굴과 고용 지원 대상 현실화의 기틀을 다졌다면, 올해는 늘어난 대상에 맞는 실질적인 예산 확보가 과제라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해 위기청년 지원법 제정을 주도했던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올해는 청년 주거비 부담 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과도한 청년에게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 의무를 명시한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청년 주거 지원 규정이 선언적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선진국 기준을 참고해 청년 소득의 30%를 초과하는 주거비를 지원 요건으로 명시하고, 이에 해당하는 청년에게 주거비 보조, 공공임대주택 우선 공급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청년에게 과도한 주거비는 단순한 생활비가 아니라 결혼·출산 등 미래를 포기하게 만드는 구조적 비용"이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주거 기준을 마련해 청년들이 출발선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