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려면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은 대기업이 더 커지고, 숫자도 많아져야한다." "업력이 긴 장수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함은 물론 고용창출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일자리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청년 고용창출과 관련해 대기업과 장수기업의 역할을 진단한 것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장수기업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법제를 청년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우리나라 청년 체감실업률이 25.1%에 이르는 등 청년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5대 정책 방향과 10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먼저 국내 대기업이 꾸준히 일자리를 늘려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장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삼성물산의 국내외 임직원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이들 7개 기업의 국내 일자리는 2015년 27만6948명에서 2020년 30만491명으로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대기업의 해외 일자리는 같은 기간 36만3722명에서 30만2554명으로 16.8% 감소했다.
이는 주요 대기업이 국내 일자리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대기업의 국내 고용창출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경제연구원의 주장이다. 기업이 커진다는 이유로 규제가 늘어나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원칙 허용 시스템 도입 등 3대 규제 원칙 정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또 노동집약적에서 기술집약적으로 변화하는 산업구조에 따라 정부가 고숙련 일자리 창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구개발직 등 신성장 산업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의 입학정원 증가 규제 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성장·원천기술, 국가전략 기술에 대해서는 중견·대기업도 중소기업 수준으로 세액공제율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특히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장수기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상속세율은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 시 세계 최대 수준인 60%에 달해 장수기업은 가업 승계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안정적인 중소기업도 세금 때문에 가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상속세율을 25%로 인하하고, 연부연납 기한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부연납은 조세의 일부를 장기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는 제도로 납세 의무자가 납세 자금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목적이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아울러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세제 적용대상을 매출 1조원의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공제한도 역시 2배로 상향하자고 제안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사주의 자녀에 대해 상속세를 줄여주는 제도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해 경영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이 승계하면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청년 친화적 근로법제 구축도 청년실업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년연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청년 고용률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자제하고, 임금피크제 도입 등과 같은 보완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 52시간제를 총량 규제 방식으로 탄력 운용하는 등 유연한 근로법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청년들은 자신이 번 돈으로 자산 형성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증대세액공제 시 최저한세 적용을 배제하고,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청년들도 누릴 수 있는 연금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한세는 세법상의 세액공제나 감면 등으로 세부담이 과도하게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인데, 고용증대세액공제는 최저한세의 적용 대상이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