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온다. 국내 IT 기업의 모임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도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에 대한 성명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인기협은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 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 유한회사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인기협은 "이번 구글의 정책변경은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에서 금지하는 내용에 위반됨이 명백하고, 이러한 구글의 행위가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한민국 인터넷산업 전반에 악역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방통위에 위반행위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그에 상응하는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신고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기협은 구글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가 ▲다른 전기통신서비스의 선택 또는 이용 방해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 제한 ▲정당한 사유 없이 이용계약에 관한 중요사항 변경 및 해지 ▲과금·수납대행 수수료 등 거래조건의 부당 설정·변경을 통해 적정한 수익배분 거부·제한행위 등 4가지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오늘날과 같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구글의 개방적 정책을 신뢰한 앱 사업자가 창의적이고 다양한 앱을 개발해 진입했기 때문인데, 구글은 이들을 통해 확보한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앱 개발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부당하고 불리한 정책변경을 계획하고 있다고 인기협은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공개한 '2019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의 국내 앱마켓 점유율은 63.4%에 이른다.
인기협은 "구글의 결제정책이 변경·시행되면 구글 인앱결제 외 다른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앱 사업자는 강제로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모바일 콘텐츠 이용요금이 증가되는 등 이용자 이익이 저해될 뿐 아니라 종국적으로는 국내 앱 생태계 자체가 구글에게 종속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이는 K-콘텐츠의 성장은 물론 최근 편리하고 다양한 혁신적인 결제 서비스가 등장해 많은 이용자의 선택을 받으며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분야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기협에 앞서 지난 19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방통위에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것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21일에는 민생경제연구소 등 민생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와 방통위에 구글의 법 위반 행위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MS,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용 애플 SDK 액세스 유지 지지 성명서 제출
해외에서는 MS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필 스펜서 MS 게임부문 부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에픽게임즈의 요청에 따라 언리얼 엔진용 애플 SDK(Software Development Kit) 액세스를 유지해달라는 지지 성명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에 마켓 인앱결제와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자 앱마켓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여기에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까지 모두 해지했다.
이에 대해 MS는 성명서를 통해 "애플이 에픽게임즈를 거부함으로써 애플 SDK 언리얼 엔진 개발 및 지원이 중단되면 전 세계 개발자에 상당한 비용 부담과 시간 손실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언리얼 엔진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많은 개발자가 이용하는 상용 엔진이다. 그래픽을 비롯해 사운드, 물리 요소, 네트워킹 등의 기술로 다양한 플랫폼 기반 게임을 만들도록 지원한다. MS도 iOS용 레이싱 게임 '포르자 스트리트'를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했다.
MS는 "대형 게임사는 스스로 엔진을 개발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 게임사 혹은 인디게임 개발자는 그렇지 않다"며 "이번 조치는 이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