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막을 올렸다. 금융권에서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주목하는 가운데, 은행업권에서는 내부통제와 가계대출 증가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금투업계는 공매도와 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보험업권에서는 보험사기 및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등이 조명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쟁점으로 다뤄질 이슈를 각 금융권역별로 미리 짚어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막오른 금융권 '국감'...은행권, 가계부채·내부통제 부실 '화두'
(中) "공매도부터 금투세까지"...자본시장법 둘러싼 설전 '예상'
(下) ‘보험사기·실손 청구 전산화’ 논의…”비급여 남용·반려동물 진료 이슈도 다뤄질 가능성”
【 청년일보 】 이번 국정감사에서 보험업권에서는 보험사기 방지 대책을 비롯해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의무화 등이 주요 이슈로 꼽힌다. 이외 비급여 진료 남용으로 인한 실손보험금 누수 및 반려동물 진료 관련 사안 등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 취지 살려 보험사기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 필요"
6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달 10일과 17일 각각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해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오는 24일에는 이들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8월 19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업권에서는 보험사기 방지 대책 및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의무화 관련 논의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먼저 금융감독원의 보험사기 적발 현황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1조1천164억원에 이르렀다. 같은해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10만9천522명, 1인당 평균 적발금액은 1천20만원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수위는 높지 않아, 이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보험사기죄에 대한 제1심 형사법원 선고 결과를 보면 일반 사기죄와 비교해 보험사기죄는 벌금형 선고 비중이 높은 한편, 징역형 실형의 신고 비중은 낮았다.
이에 보고서는 지난 8월 시행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의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 실효성 있는 집행 방안으로 보험사기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청구 가능 서류 제한 '불편'..."신용카드로 보험료 납부 활성화 필요"
이달 25일 시행을 앞둔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관련해서는 전산 청구가 가능한 서류의 범위 제한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소비자가 요청하면 병·의원 및 약국 등 요양기관으로부터 보험회사로 보험 청구서류가 전자적으로 전송될 수 있게 됐다.
다만 청구서류의 범위가 계산서와 영수증, 세부내역서, 처방전으로 한정돼,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여부 심사를 하기 위해 추가서류(진단서, 입·퇴원확인서, 진료기록 등)가 필요한 경우, 보험계약자가 서류를 종이로 직접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법률안을 개정한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요양기관에서 환자 의료정보를 전송 대행기관에 전송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의료정보 유출 및 해킹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정감사에서는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의무화 관련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보험업감독규정은 보험료 납부와 관련해 현금수납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신용카드 납부와 관련한 별도의 법률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 계좌이체 및 현금수납, 신용카드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납부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보험업권의 전체 납입보험료 중 신용카드로 납부된 비율을 보면, 지난해 기준 약 7.4%가 카드납부로 이뤄졌으며 이는 전년(13.4%)과 비교하면 6%포인트가량 감소한 수치다.
보험회사는 현재 2% 초반대인 카드 가맹점수수료가 1%로 낮아지지 않으면 보험료의 카드결제 확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소비자 편익제고 차원에서는 보험료 카드납부 활성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수료 부담에 따른 보험료 인상, 소비자에 대한 수수료 전가 가능성, 간편결제 시스템 확대 등 다각적인 분석을 통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 보험업권 "비급여 남용한 실손보험금 누수·반려동물 진료 관련 이슈 등도 다뤄질 수 있을 것"
이외 보험업권에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비급여를 남용한 실손보험금 누수 문제, 반려동물 진료 관련 이슈 등이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권 관계자는 “보험업계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실손 비급여로 인한 보험금 누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안이 논점으로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는 전년 대비 28.7% 불어난 1조9천73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같은 해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에 대한 지급보험금은 2조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진료 부문 또한 주목받고 있는데, 동물병원 진료 수가가 병원마다 차이가 크다는 점과, 진료기록부 공개가 의무화되지 않아 펫보험 보험금 청구에 있어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7월 16일 보호자가 동물병원 진료기록을 열람하고 사본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