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DB손해보험이 보험업계 최초로 신용대출을 중단한 가운데 삼성생명 등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다른 보험사들도 잇따라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 1일, 올해 12월 31일까지 자사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홈페이지, 모바일, 콜센터 등 모든 채널에서 신용대출이 불가하다.
DB손보의 신용대출은 자사 보험계약을 1년 이상 유지중인 만 26세 이상 고객, 혹은 개인신용대출 심사기준 적격자를 대상으로 취급되는 상품으로 고정금리는 연 6.06~12.44%가 적용된다.
이 같이 DB손보가 신용대출 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 규제 방침을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으로 제한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은행과 저축은행 업계에도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 모두 가계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결정했거나 계획서를 제출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일찌감치 지난 24일부터 신규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 이하, 연 소득의 100%'로 축소했다.
현재 보험업계에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다. 이는 시중은행에 규제되고 있는 40%보다 20% 포인트(p) 높은 수치다. 이 같은 DSR 규제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웠던 소비자들이 보험사들를 포함한 제2금융권을 찾은 이유다.
이와 관련해 생·손보협회는 지난달 24일 주요 보험사 10곳의 여신 담당 임원을 소집했다. 가계부채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대출 서류 심사를 강화하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총량을 줄일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손보업계 전체 신용대출금은 올 1분기 말 4조9572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2118억원 대비 17.7%(7454억원) 증가한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DB손보의 대출 중단을 시작으로 생·손보사의 대출 중단이나 출소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말보다 4.4% 증가한 39조6012억원의 가계대출이 있었고, 이 중 부동산담보대출이 상반기에 2조5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험사도 대출 규제와 상품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청년일보=최시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