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글로벌 가전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 안팎에선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사업 부진 등으로 저조한 성적을 예상하고 있으며, LG전자 또한 물류비 부담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8조5천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추정치인 11조549억원보다 22.6% 눈높이가 낮아진 것이다.
하나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선 반도체, 정보통신(IT) 수요 부진에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함께 목표 주가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7조4천억원으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치에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모두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당초 예상보다 가격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면서 "이에 따라 내년도 실적도 하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5천원에서 8만4천원으로 낮췄다.
삼성증권의 경우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조1천40억원에서 7조2천6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8만3천원에서 7만4천원으로 낮췄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스마트폰과 PC의 재고조정으로 D램의 4분기 비트그로스(비트 환산 생산량 증가율) 추정을 -5%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익을 7조6천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7.7% 감소한 수치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서버향 메모리 수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됐고, 스마트폰·PC 등 수요 둔화와 레거시 메모리 공급 과잉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며 실적 부진을 설명했다.
이어 "실적 회복 시점은 올 하반기로 지연될 것"이라면서도 "IT 수요 개선과 DDR5·LPDDR5 중심 공급, 주요 고객사향 8단·12단 HBM3E의 점진적 공급 확대 등으로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도 이날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4천378억원이나 일부 증권사들은 눈높이를 낮췄다.
최근 교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보다 24.6% 감소한 2천361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의 적자, 전장(VS) 사업의 원가 부담 증가 및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의 높은 재고가 꼽힌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생활가전(H&A)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비수기 영향과 지속적인 물류비 부담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HE사업부는 웹OS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늘어나 적자를 예상한다"면서 "VS사업부는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이 계속해서 반영되고, BS사업부는 신사업 투자 비용에 따른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