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묶는 고강도 규제인 '6·27 대책'을 내놓은 이후, 주식과 채권을 처분한 자금이 서울 주택 시장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증시 활황으로 얻은 수익을 실현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6·27 대책 직후인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주택 매입에 사용된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총 2조948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자금의 규모는 최근 3년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5천765억원 수준이던 매각 대금은 2023년 1조592억원, 2024년 2조2천545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3조8천916억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7개월간 투입된 금액만 2조3천966억원에 달한다. 월별 추이를 보면 7~8월 1천억원대에 머물던 자금은 9월 4천631억원으로 급증했고,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4천선을 돌파했던 10월에는 5천76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당시 정부가 규제지역 내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한 10·15 대책과 맞물린다. 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지자 증시 활황으로 얻은 수익을 실현해 부동산으로 갈아탄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 7개월간 강남구에 유입된 주식·채권 매각 자금은 3천78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로 흘러간 돈은 총 9천98억원으로, 전체의 37.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실현한 뒤, 이를 확실한 실물 자산인 부동산으로 옮겨 담으려는 투자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가증권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를 처분함에 따라 발생하는 자산 처분 소득이 언제든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식을 처분하고 이익금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부동산을 매수하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자금 출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정비했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자금조달계획서에는 해외 예금·대출 내역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매각 대금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