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화장품업계 빅2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 둔화로 3분기 저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은 매출 1조7천393억원, 영업이익 1천586억원, 당기순이익 1천63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4% 감소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 16.4%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하나증권은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이 연결 매출 1조7천억원, 영업이익 1천385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기대치) 대비 각각 2.25%, 12.6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내수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한국 브랜드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 색조화장품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품질이 향상됐고, 해외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실제로 한국 브랜드의 중국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수입·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 화장품 수출 비중은 지난 2021년(53.2%), 2022년(45.4%), 지난해(32.8%)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국가별 수출액은 상위 20개국 수출이 전체 화장품 수출의 90.3%를 차지했으며, 그 중 중국이 국내 화장품 수출국 1위를 유지했지만, 수출액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였다"며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국, 북미, 유럽 등 전체 대륙권에서 수출이 증가하고, 수출국이 165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수출 다변화 흐름이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소비 부진으로 현지시장과 면세채널의 매출이 약세를 보이면서, 기존 추정치 대비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이 하향 조정됐다.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3분기에는 6% 이상의 역성장이 예상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6천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258억원으로 23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면세채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천300억원으로 30% 증가, 1천500억원으로 32%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시장은 지난해 낮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이커머스 비수기와 오프라인 부진이 겹칠 것으로 보인다"며 "면세채널 역시 현지 소비 부진으로 수요가 위축되며 전년 대비 32% 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3분기 실적 전망에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올해를 전년 대비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온라인과 H&B(헬스앤뷰티) 채널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북미와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 아모레퍼시픽, 3분기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 하회..."중국 사업 적자 확대 예상"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9천832억원, 영업이익 446억원, 당기순이익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57%, 2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나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은 연결 매출 9천600억원, 영업이익 401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각각 2.35%, 11.2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은정 연구원은 "멀티브랜드숍(H&B 등)과 이커머스 분야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면세점과 아리따움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반면 백화점과 방문판매는 설화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이어 "관광객 수요는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대량 통관(다이고) 물량은 현지 수요 부진으로 역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 시장은 소비 부진과 구조조정으로 인해 매출이 44%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이유는 현지 소비위축과 거래구조 변경으로 인한 환입 부족 등이 있으며, 4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분기 실적 전망에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현재 내실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중국 이외에도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강한 성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