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지난달 시행된 노란봉투법에 따른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연구용역과 컨설팅을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 취지에 맞게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법망을 피하려는 전략 수립에 골몰하며 공공기관의 모범적 사용자 역할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은 1일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이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하기 위한 각종 용역에 막대한 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 곳은 한국공항공사로, 노란봉투법 대응 방안 연구용역에 2억원, 컨설팅에 2천만원 등 총 2억2천만원을 집행했다.
해당 컨설팅 보고서에는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사용자로 인정될 소지가 있는 요소를 리스크(위험 요소)로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리스크 제거를 위해 내부 규정상 지휘·감독 등의 표현을 협의·요청으로 순화하고, 법적 분쟁에 대비해 사용자성을 부인할 증빙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회피 전략이 제시됐다.
아울러 자회사의 인력배치나 승진, 징계에 대한 사용자성을 전면 부정하고 교섭을 거부해야 한다는 지침도 포함됐다.
특히 컨설팅 결과물에 생성형 AI 프로그램의 워터마크가 발견되면서 전문성 없는 업체에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정 의원실 질의에 결과보고서 제출 당시부터 해당 마크가 있었으며, 수행사가 보고서 작성을 위해 AI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유사한 사례가 다른 공기업에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회피 전략 수립을 위한 용역에 5천만원을 지출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천255만원을 들여 노무자문을 의뢰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내부 문서를 통해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꼼수로 법망을 피하려 한다면 어느 민간 기업이 법을 준수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노란봉투법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국토부 산하 기관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