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의 경우 특정 보험사의 판매금액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게 한 규정(25%룰)이 완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 입장을 수렴해 내년 보험개혁회의에서 이를 논제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25%룰 규제의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지주계열의 보험사로 혜택이 쏠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방카슈랑스 25%룰을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카슈랑스 25%룰이란 은행의 신규 보험 판매금액 기준으로 특정 보험사의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대형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로 지난 2003년 도입됐다. 제도 도입 당시에 판매 비중 한도는 49%였지만 2005년 25%로 규제가 다소 강화됐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은 이러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에서 철수하면서 사실상 25%룰이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는 DB손해보험 및 현대해상, KB손해보험, NH농협손보 등 4곳에 불과하다. 올 4월 국내 1위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철수했다. 향후 1곳이 추가로 철수할 경우 25%룰은 무의미해진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방카슈랑스 25%룰이 완화될 경우 금융지주계열의 보험사만 이득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25%룰이 도입된 취지는 은행에서 특정 보험사로 판매가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25%룰이 완화되면 은행에서는 같은 금융지주 계열의 보험사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25%룰 완화는 판매 비중을 고려할 때 손해보험사 보다는 생명보험사에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금융지주계열의 생명보험사가 가장 많은 이득을 보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 매출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손해보험사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초회보험료의 62.6%가 방카슈랑스에서 체결됐으며, 손해보험사는 4.8%에 그쳤다. 방카슈랑스를 취급하는 생명보험사는 약 20곳에 달한다.
한편 금융지주계열 생명보험사가 방카슈랑스 25%룰 완화를 통해 마냥 이득을 누릴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5%룰 완화가 반드시 금융지주계열 생명보험사에 유리하진 않을 것”이라며 “금융지주계열 생명보험사가 같은 금융지주계열의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서도 판매를 할 경우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금융지주계열 생명보험사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