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김덕규의 건강과 재생의학] <91> 난방이 켜질수록 심해지는 가려움, 겨울 알레르기의 진짜 원인

등록 2026.02.19 08:50:27 수정 2026.02.19 08:50:27
김덕규 닥터킨베인 병원장

 

【 청년일보 】 겨울철이 되면 유독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난방만 켜면 더 가려워진다"는 말은 이제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신호처럼 들린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 가려움을 단순한 건조 증상으로 여기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원인은 훨씬 복합적이다. 난방으로 만들어진 실내 환경 자체가 겨울 알레르기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실내 난방이 지속되면 공기 중 습도는 빠르게 낮아진다.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은 수분을 머금고 있을 때 외부 자극을 막아내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그러나 건조한 환경이 반복되면 이 보호막은 쉽게 무너지고, 피부는 외부 자극에 민감한 상태로 변한다. 이때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이 쉽게 유발되고, 염증 반응이 동반되면서 알레르기성 피부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겨울철 실내 환경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도 취약하다. 환기가 줄어드는 계절 특성상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포자, 미세먼지와 같은 알레르겐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태에서 이러한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만성 가려움증이 쉽게 악화된다. 특히 증상이 밤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난방이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시간대와도 무관하지 않다.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데도 가려움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다. 이 경우 단순히 수분을 보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미 피부가 알레르기 자극에 과민해진 상태라면, 건조한 공기와 실내 알레르겐이 계속해서 피부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뜨거운 물로 자주 샤워하는 습관이나 강한 세정제 사용이 더해지면, 피부 장벽은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최근에는 손상된 피부 장벽 회복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PDRN이 주목받고 있으며, 반복되는 자극으로 예민해진 피부의 회복 과정에 보조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겨울 알레르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보다 생활환경을 먼저 점검하는 일이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짧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인 환기를 통해 공기 흐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침구류와 커튼처럼 피부와 밀접하게 닿는 물품은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한 관리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과도한 열과 마찰을 피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겨울철 가려움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피부가 보내는 분명한 경고 신호다. 이를 가볍게 넘기면 증상은 반복되고, 결국 만성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난방이 켜질수록 가려움이 심해진다면, 문제를 피부 표면에만 국한해 볼 것이 아니라 생활환경 전반으로 시선을 넓혀야 한다. 겨울 알레르기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 그것이 계절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피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글 / 김덕규(닥터킨베인 병원장)


㈜ 제론셀베인 대표이사
닥터킨베인 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문의
대한 피부 레이저 학회 공보이사
연세대 세브란스 에스테틱연구회 정회원
PDRN 항염재생치의학연구회 (치주염 치료와 재생) 정회원
대한 미용성형학회 정회원
대한 미용웰빙학회 정회원
대한 비만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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