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하승민 [전북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3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9/art_17527530079539_4ed452.jpg)
【 청년일보 】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현대전이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니라 복합 시스템의 대결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3일 만에 키이우를 점령하겠다는 전격전을 구상했지만 병참 혼선과 보급 실패로 작전은 실패했고 전선은 장기 교착에 빠졌다. 특히 키이우 북부에서 40km에 걸친 군 차량 행렬이 연료 부족과 단일 보급로 차단으로 진격을 중단한 사례는 전형적인 공급망 실패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NATO의 탄약 표준화, 실시간 재고관리, 다중 보급경로 확보 등을 통해 병참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전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병력이나 무기보다도 공급망의 유연성, 생산계획의 효율성, 정보 흐름의 정확성이 승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산업공학은 전쟁 수행 체계를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핵심 학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병참, 정비, 생산, 시뮬레이션, 의사결정 등 군사 작전의 전 과정에 산업공학의 원리가 투입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이러한 시스템 운용의 정교함을 극명히 보여준다. 2024년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 당시 이스라엘은 대부분의 위협을 요격하며 다층 방공망의 위력을 입증했다. ‘아이언 돔–다윗의 물매–애로우’로 구성된 계층적 방공체계는 산업공학의 자원 배분 최적화, 정수계획법, 실시간 판단 모델이 군사작전에 적용된 대표 사례다.
또한 아이언 돔은 요격 비용과 피해 가능성을 비교해 선별적 요격을 수행하는데 이는 자원 제약 조건하에서의 비용-효과 분석이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이와 함께 센서 융합, 빅데이터 기반 판단, 기계학습을 활용한 위협 식별은 산업공학의 기술이 군사 기술로 확장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전쟁 장기화는 탄약 생산체계의 혁신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으나 탄약은 수백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고복잡 조립체이며 MRP, BOM, 병목관리, 공정 시뮬레이션없이는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없다. 특히 화약·신관은 생산 확대가 어려운 제약공정으로, 산업공학의 제약이론(ToC)이 필요하다.
또한 탄약은 0.001%의 불량도 용납되지 않기에 6시그마, 품질관리 기법이 반드시 적용된다.
현대전은 단순 무기를 넘어 데이터 기반 예측 전쟁으로 진화 중이다. 미군은 F-35 전투기에 상태기반 정비(CBM)시스템을 도입해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장을 사전 예측한다. 이는 산업공학의 신뢰성공학과 예지보전 기법이 작전에 접목된 사례다.
더불어 디지털 트윈을 통해 전장을 가상화하고 다양한 작전 시나리오를 몬테카를로 분석과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검증하는 체계도 확산되고 있다. 드론 군집 작전에서는 유전자 알고리즘, 입자 군집 최적화등 산업공학 기반의 메타휴리스틱 기법이 작전 최적화에 활용된다.
이러한 변화는 전쟁 경제학의 양상도 바꾸고 있다. 러시아는 높은 국방비에도 불구하고 서방의 부품 제재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고 반면 미국과 NATO는 상대적으로 낮은 국방비로 우크라이나 지원과 자체 방산 생산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 지출 규모보다 자원 운용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이 전쟁 지속 능력에 핵심임을 보여준다. 산업공학의 투입-산출 분석, 생산성 측정, 가치공학이 국가 전쟁 수행력 분석에도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결국, 현대전의 승패는 무기보다 시스템, 병력보다 운영 능력이 좌우한다. 산업공학은 이러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학문이자 전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동력이다. 전쟁의 미래는 더 많은 총을 가진 국가가 아니라 더 잘 준비된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주도하게 될 것이다.
전장의 승패는 총이 아닌 시스템에서 갈린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설계하는 학문이 바로 산업공학이다.
【 청년서포터즈 8기 하승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