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김현정 [중앙대학교 생명과학과 4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4626489938_bc9af4.jpg)
【 청년일보 】 충치와 치주질환은 흔하면서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올바른 칫솔질 교육, 불소도포 같은 기초 예방치료만으로도 많은 구강 질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 고령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는 '예방' 자체가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 장애인과 고령자에게 예방적 치과 진료를 받는 일은 심리적 부담, 비용 문제, 보호자 동반의 한계 등 다중 장벽으로 인해 스스로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예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구강 건강의 격차는 결국 전신 건강의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구강 감염은 전신 염증을 유발하며 당뇨병, 심혈관질환과도 관련이 있다. 씹기 어려움은 영양 불균형을, 구강 악취와 치아 손실은 사회적 고립을 초래한다. '구강건강 예방'은 개인건강뿐 아니라 삶의 질 문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예방의 중요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강보험 제도는 발전했지만, 예방 중심 치과 진료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정기 구강검진 수검률은 약 30%에 불과하며 장애인은 더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예방의 중요성에 사회적 합의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부족하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일부 해소하는 모델이다. 맞춤형 진료 환경과 전신마취 시설, 지역 연계 네트워크는 좋은 시작이나 한 병원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진정한 변화는 지역사회 기반 예방 시스템 구축으로 확장돼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지역 보건소와 치과대학이 협력하는 예방 진료 접근성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치과위생사 역할을 예방 중심으로 확장하고 구강보건사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셋째,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치료에서 예방 치료로 넓혀야 한다.
예방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누구나 충치를 겪고 이를 예방할 수 있지만, 현실은 '누구나'를 보장하지 못한다. '예방할 수 있음'과 '예방 받을 수 있음'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치의학의 중요한 과제이며 건강한 삶을 지속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이다. 예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모두의 삶을 지키는 필수적인 권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김현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