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정다연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2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4655504214_3fc97d.jpg)
【 청년일보 】 우리 사회는 날로 발전하고 있으며, 생활 환경도 점점 더 편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사회를 직접 만들고 이끌어가야 할 청년들의 삶은 과연 어떠한가?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고립⋅은둔 상태에 놓인 청년(만 19~34세)이 전체 청년의 5.2%에 이른다. 이 수치는 불과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나 증가한 것으로 청년 고립 현상이 급격히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의 정신건강 문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는 2023년 기준 고립⋅은둔 청년의 75.4%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중 26.7%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고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살 충동과 시도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청년들이 사회와 단절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개인의 성향이나 의지 문제만이 아니다. 경제적 불안정, 과도한 경쟁, 그리고 타인과의 비교와 같은 사회적 압박과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누적되어 그들을 고립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사회적·경제적 압박은 심리적 어려움과 맞물려 청년들의 대인관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SOS 생명의 전화 프로그램 상담 내용을 보면, 대인관계와 적응 문제가 2,4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로와 학업 문제도 2천23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인생 전반에 대한 고민, 가족 관계, 정신·신체 건강 문제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 상담 건수는 특히 10대와 20대 청년층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각각 전체 상담자의 26.6%, 31.7%를 차지해 청년 세대가 겪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하지만 이렇게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 국민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에 머무르고 있으며 정신건강 관련 교육을 받는 청년은 4%에 불과하다. 더욱이 2023년 기준 인구 1인당 지역사회 정신건강 예산은 고작 8천710원 수준에 그쳐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정부가 마련한 정책과 제도 역시 대체로 사후관리와 위기 대응에 치중되어 있어 자살 예방이나 정신건강 조기 개입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청년 고립과 정신건강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취약성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보내는 과도한 기대, 때로는 비난과 무관심이 쌓여 만들어진 사회적 결과다. 청년들에게 스스로 사회와 연결될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하기보다 사회가 먼저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다가가야 할 시점이다.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일부 계층이나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처럼 부끄럽고 숨겨야 할 일이 아닌,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공공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청년 세대의 고립과 마음의 무너짐은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그들의 정신건강이 안전하게 보장되어야만 건강한 사회가 가능하다.
우리는 단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머물지 말고 아예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예방망을 촘촘하게 짜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년이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에서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청년들이 "괜찮지 않다", "힘들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정다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