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1980년대 준공된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14단지 재건축이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
양천구가 지난해 12월 1~3단지의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을 고시함에 따라, 14개 단지 전체 약 4만7천 가구 규모의 재건축 구역 지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향후 사업의 속도와 성패는 각 단지의 조합 설립 진척도, 사업 시행 방식, 그리고 고도제한 완화와 관련한 서울시와 양천구의 인허가 행정 처리 역량 등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1~3단지 가운데 1단지는 기존 1천882가구에서 3천500가구로, 2단지는 1천640가구에서 3천389가구로, 3단지는 1천588가구에서 3천317가구로 가구 수가 대폭 늘어난다.
저층 주거지와 연계한 근린공원 조성과 공공지원시설 확충 등이 계획에 포함되어 교육과 생활 인프라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속도 경쟁의 선두에는 6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6단지는 작년 5월 목동지구에서 가장 먼저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30일 통합심의를 신청하며 가장 앞서 나가는 중이다. 현재 6단지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4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합 방식으로 추진 중인 다른 단지들의 추격도 매섭다. 8단지와 12단지는 지난 2월 9일 조합 설립 인가 신청을 마쳤으며, 3단지와 7단지도 각각 오는 5월과 6월 창립총회를 예고하며 조합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4단지는 지난 1월 25일 설계자 선정을 마치는 등 단지별로 추진 속도를 높이는 양상이다.
목동 재건축의 또 다른 특징은 신탁 방식과 조합 방식이 공존하며 경쟁한다는 점이다. 신탁 방식을 채택한 5, 9, 10, 13, 14단지는 이미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완료하며 행정 절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5단지는 지난 2월 21일 설계자 선정을 완료했고, 13단지는 오는 3~4월 중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신탁 방식의 효율성을 입증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1단지와 2단지도 신탁 방식을 확정하고 지난 2월 19일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받았다.
신탁 방식은 초기 자금 조달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나 수수료 부담 등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반면 조합 방식은 주민 주도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동의율 확보와 내부 갈등 관리가 사업 추진력의 기준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오목교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4개 단지 전체가 정비구역으로 묶이면서 매수 문의는 좀 더 있는 편"이라며 "입지뿐 아니라 6단지처럼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거나 신탁 방식 등 행정 절차를 단축하는 단지 중심으로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비구역 지정 완료가 사업의 성공을 곧바로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각 단지는 앞으로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 교육환경 심의 등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목동의 경우 김포공항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항공기 안전을 위한 고도제한 문제가 향후 설계 확정 과정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서울시와 각 조합은 최고 49층 설계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는 국토교통부의 항공학적 검토를 통한 규제 완화를 전제로 한 구상이다.
만약 고도제한 완화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동수 증가나 평면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며, 이는 곧 사업성 저하와 조합원 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목동로데오 인근 공인중개사는 "주민들은 49층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고도제한 규제가 실제 어떻게 풀릴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층수 완화 여부가 결국 내 주머니에서 나갈 추가분담금 규모와 직결되는 사안이라 아직은 관망세다"라고 밝혔다.
목동 14개 단지가 나란히 재건축 출발선에 섰지만, 단지별 사업 속도에 따라 향후 이주 및 입주 시점은 수년의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시차는 주변 전세 시장에도 직접적인 파급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선도 단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주 수요가 인근으로 연쇄 이동하며 일시적인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도시급 재건축이 어느 단지에서 먼저,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되는지에 따라 서울 서남권 주거지도와 시장 판도 역시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