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식품·의약품 운송 냉동차의 온도조작 장치 사용 여부를 오래 전부터 인지해왔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작 독감백신 상온유통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4일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식품, 의약품 운송차량 온도준수 위반현황’ 자료에 따르면, 식품운송차량의 경우 5건이 적발된 반면 의약품 운송차량 적발 실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도조작 장치는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간편하게 임의로 냉동화물칸의 온도를 조작할 수 있는 장치로, 냉동장치 가동에 따른 기름값을 아끼려는 꼼수에서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이런 문제를 알았지만 그동안 실효성 있는 단속과 사후조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올해 7월 식약처가 냉동차의 온도조작 장치, 속칭 ‘똑딱이’의 존재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독감백신 상온유통이 문제가 되면서 식약처가 백신 냉장유통 과정, 즉 콜드 체인(cold chane)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온도조작 장치 여부는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성약품 측의 독감백신 상온유통 문제가 불거지면서 식약처가 백신 운송 차량의 운송 기록지를 확인했다고 하지만, 냉동차 업계에 만연된 온도조작 장치, 똑딱이 사용 여부는 조사하지 않음으로써 식약처의 조사가 정확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이 사용하다고 밝힌 독감백신들에 상온노출이 없었는지,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재확인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성주 의원은 “식약처는 십수년 동안 냉동차의 온도조작 장치 관행을 알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 단속과 관리에는 소홀히 해왔다. 냉동차의 조작된 운송기록지와 그에 바탕한 독감백신 유통은 자칫 국민의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따라서 식약처는 신성약품, 한국백신 등 문제가 된 백신들의 유통과정에서 온도조작 장치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재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촘촘한 콜드 체인 온도 준수 기준 및 가이드라인 재정립, 실효성 있는 관리 및 불시 기획 단속 시행, 독감백신 등 국가차원의 의약품 유통 계약 시 업체능력 검증 및 재하청 금지 등의 다양한 조치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대책을 제시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