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태릉택지개발 세계문화유산 제동(?)...문화재청도 개발계획에 '난색'

등록 2020.10.12 19:51:12 수정 2020.10.12 19:51:28
김서정 기자 lyra@youthdaily.co.kr

정재숙 문화재청장 “미래세대에 전해줘야 될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
정 청장 "태릉 택지 개발 준비 중인 국토부 추진 계획에 부정적 입장도" 피력
배현진의원“태릉골프장 개발 강행시 세계문화유산에서 박탈 가능성 적지않아"
국토부 문화재청과 협의 완료했다는 주장에...구두협의 후 사업강행 "공식협의 없어"
문화재청, 골프장 내 태릉 연지복원 계획 수립...국토부 택지개발 계획과도 충돌도

【 청년일보 】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국민의 힘 의원은 12일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통해 최근 국토부를 중심으로 강행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주변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문화재청 역시 개발 계획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어 향후 개발 계획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배 의원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태릉택지개발 사업과 관련 지적한 사항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배 의원이 공개한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문에 따라 유네스코에서 등재 및 보존의 조건으로 궁릉에 묻혀있는 왕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경관 보존과 시야의 확보를 위해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이 들어서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둘째는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인 태릉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국토부가 지정한 태릉 택지개발구역 내에 존재하는 태릉의 연지 부지 매입 및 복원 계획을 세웠다는 점을 제기했다.

 

앞서 언급된 연지란, 왕릉을 만들 때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유교적 자연조건과 함께 조선왕릉이 뒤틀리지 않도록 스펀지 역할을 해줌은 물론, 궁릉 방재 역할 또한 담당했던 연못을 말한다.

 

 

배 의원은 “문화재청에서 작성한 2015년 용역 보고를 통해 태릉 골프장 내에 있는 연지부지를 매입 및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라며 “세계문화유산의 지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시야를 가리는 아파트와 같은 경관 훼손을 피하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연지를 잘 보전하는 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배 의원의 질의에 동의를 표한 뒤 “문화재청의 기준은 우리가 보존하고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이라면서“그 기준에 따라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허나 문화재청장이 언급한 ‘태릉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은 연지부지의 매입 및 복원은 물론, 태릉골프장 전체를 포함하는 태릉의 원형복원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국토부가 이미 해당 부지에 1만가구 택지개발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재청과 협의 후 진행했다던 국토부의 발표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배 의원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국토부의 주장과는 달리 구두 협의만 진행했다”면서 “세계문화유산과 국토 택지개발에 관한 아주 중요한 사업임에도, 공문이나 회의록 하나 없이 일을 진행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 청장은 “지난해가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인 만큼, 그 엄중함을 잘 알고 있다”라며 “정부 정책이 발표되었을 때 내부 논의를 했으나 지구지정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바로 대응을 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문화재청과의 협의 아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국토부의 입장과는 달리 세계문화유산 보존의 엄중함을 중점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되는 점이다.

 

배 의원은 “어렵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한 우리 문화재가 유네스코에서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탈락하는 일 없도록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서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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