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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급변하는' 디지털환경 '감 못잡는' 공정위...유니콘 날개는 꺾지말아야

 

【 청년일보 】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간의 기업인수·합병(M&A) 운명을 결정지을 최종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전원회의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공정위는 독일 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 조건으로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내용의 조건부 승인 방침을 내린 바 있다.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90%가 넘는 독점적인 사업자가 탄생해 배달료 등 가격 인상 압력이 높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불허'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공정위의 이같은 결정에 DH 측은 배달시장의 역동성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 보이는 ‘숫자(시장점유율)’만으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다는 입장이다.

 

DH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586억원에 불과한 우아한형제들의 가치를 무려 40억달러(약 4.3조원)으로 책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0년 자본금 3천만원으로 시작한 기업인만큼 M&A가 성사된다면 수 많은 국내 중소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성공신화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M&A가 무산되면 공정위는 국내에서 성장한 스타트업이 세계로 진출하려 펼친 날개를 꺾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 하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유니콘(10억달러 이상 가치를 지닌 비상장기업) 기업 중 증시 상장(IPO) 또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당초 우아한형제들과 DH는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11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만큼 떡잎부터 남달랐던 유니콘의 날개를 꺾는 것은 아닌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업계 일각에서도 이를 두고 엑시트 기회를 빼앗고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한국 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뿐이라는 비난이 적지않게 흘러 나온다.

 

당초 공정위의 논리대로 라면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는 독과점 기업의 탄생은 충분히 우려할만한 상황이지만,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공정위의 대처가 느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아형제들과 DH의 인수합병 이슈가 처음 등장한 지난해 12월의 경우 당시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61.5%, 요기요가 34.1%였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무려 95.6%다. 당시까지만 해도 공정위의 판단은 일정 부분 설득력을 지닌다.

 

하지만 올해 9월 기준 양사의 점유율은 89.7%다. 불과 1년 사이 6% 가까이 줄었다. 그 사이 쿠팡이츠(6.8%)와 위메프오(2.3%) 등 신규 온라인 배달 플랫폼이 틈새를 공략하며 1년이 채 안돼 점유율을 급속히 끌어 올리고 있다.

 

게다가 카카오·네이버와 같은 거대 공룡들도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시장내 플레이어들이 많아지면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은 굳건할 것만 같았던 배민의민족과 요기요의 아성을 뒤흔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미국의 벤처금융 전문 실리콘밸리은행이 내놓은 ‘2020 글로벌 스타트업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타트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증시상장(IPO) 또는 인수합병(M&A)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서구권 스타트업들이 M&A를 통한 엑시트 전략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우리나라는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고 자본력을 갖춘 벤처캐피털(VC)이 없으며 기업이 성공적으로 엑시트 하기에는 자본시장도 다소 취약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인 듯 하다. 

 

“정부가 혁신경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공정위 M&A 결정은 전통제조업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공정위 전직 관계자의 말처럼 공정위는 앞으로도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할런지도 모른다.

 

요컨데, 오는 23일 40억달러 규모의 '빅딜'의 향방은 결정된다. 그 결과에 우아한형제들은 세계적인 유니콘이 될 수도 아니면 잘 달리는 한 마리 '국산 명마(?)'로 남을 수도 있다.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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