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3개월여 만에 6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1월 말 가장 높았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5주 새 거의 300조원이 사라졌다.

테슬라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3.78% 하락한 597.95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이날 장중 13% 급락했고, 작년 12월 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500달러대로 미끄러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폭락은 전반적인 주식 시장 하락 폭을 능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5% 하락했다.

테슬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편입에 따른 랠리 효과도 까먹었다. 작년 12월 21일 S&P 500 편입 첫 거래일에 테슬라 주가는 649.86달러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종가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은 5천740억달러(약 648조460억원)로, 지난 4주 동안 2천340억달러(약 264조1천860억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지난 1월 26일 테슬라 주가가 최고점(883.09달러)을 찍었을 당시 8천370억달러(약 944조9천730억원)였던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5주 남짓한 기간에 2천630억달러(약 296조9천270어억원)가 날아간 셈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주식 평가액도 지난 1일 이후 270억달러(약 30조4천830억원) 감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재산을 축적했으나 반전이 다시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테슬라 주가 추락의 원인으로 그동안의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EV)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 본격화 등을 꼽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GM, 포드,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자동차업계 거물들이 최근 몇 달 새 EV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겠다고 발표했고,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기업 차입비용 증가가 테슬라와 같은 고평가 기업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CNBC 방송 역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상승 경고에 따른 공포가 고평가된 테슬라 주식 매도를 부채질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있다고 경고했고, 시장은 이제 금리가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성장 가치로 평가받는 기술주가 광범위한 조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투자자들도 테슬라 보유 비중을 줄이며 현금화에 나섰다.

미국 억만장자 론 배런이 설립한 자산운용사 배런 캐피털은 최근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져 주식을 매각했다고 공개했다. 배런 캐피털은 작년 8월 이후 테슬라 주식 180만주를 팔았다.

스티브 웨슬리 전 테슬라 이사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영원히 골목대장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전기차 시장 경쟁이 과열돼 테슬라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