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요즘 뉴스 중 한 꼭지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가 반드시 언급되는 듯 하다. 주제야 다양하지만 그 중 '고용 및 일자리'에 대한 부분은 어느 언론사 막론하고 매번 다뤄진다. 긍정적인 소식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그 내용들이 부정적이라는 게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소위 '쉬는 청년'에 대해 전국적으로 조용한 난리다. 통계청에서 발간한 '7월 고용동향'에 언급된 이들 인구 수는 44만3천명이라고 한다. 통계가 이렇다는 거지 응답하지 않거나 어중간한 위치에 놓여있는 청년들까지 합치면 감히 2~3배는 예측된다.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 지난해 연말부터 직업상담사 2급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재취업준비를 하면서 관련 제도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이 컸다. '비경제활동인구', '취업자 및 실업자', '근로기준법' 등 사회복지 전공과목에도 나오는 인숙한 단어들도 오랜만에 보면서 말이다. 약 3개월가량 공부했는데 우수한 강사님 덕에 나름 기본 지식은 갖추게 됐다.
그러면서 하나 드는 생각이 있다.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으나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쉬는 청년이라 이야기 하던데 왜 언론에서는 졸업 후 취업이 안 된 이들만 부각될까?'였다. '쉬었다'의 또 다른 의미는 내가 어떠한 일이나 활동을 꾸준히 하다 중간에 멈추거나 내려놓는 뜻도 있지 않나 해서. 그리고 내 궁금증은 어느 정도 확신으로 바뀌었다.
정말 일을 안 하고 싶든, 구직을 단념하든 또는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직업이나 일터를 쉽게 가지지 어려운 환경 때문이든 그건 부차적인 거라 생각한다. 본질은 '왜 청년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하지도, 다시하기 싫어하는 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순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으로 갈음하기에는 이유들이 너무나 복잡하고 또 다양해졌다.
나도 '쉬는 청년' 중 한 명이다.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누구보다 간절하다. 최근 면접까지 올라왔으나 탈락한 경험도 겪어봤을 정도다. 즉, 전체를 대변할 수 없지만 분명 나와 같은 쉬고 있지만 천천히 일자리를 구하려 노력 중인 청년들도 통계에 속해 있을 것이다. 근데 그런 청년들까지 쉬고 있다거나 구직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뉘앙스로 포장하면 조금은 속상하다.
쉼의 시간이 개인마다 편차는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단기에 또 어떤 사람은 몇 년이 흘렀음에도 답보상태일 수 있다. 이 칼럼을 쓰는 나도 지난해 퇴사 후 현재까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재취업 준비와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치열하고 또 살아남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나만 그러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는 편의점이나 물류,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유지뿐 아니라 목돈을 만들어 창업을 준비한다. 또 어떤 이는 공시 준비를 하면서 단기 근로형태로 일을 한다. 그 외 청년수당이나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각종 청년복지 관련 혜택을 누리며 근로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친구들, 부지기수다.
그런 이들에게 과연 '쉬었다'라는 말이 옳을까? 조직에 속해있지 않는다고 해서 사회인이 아닌 걸까? 그런 물음에 섣불리 대답을 못하는 건 사람마다 근로와 취업, 소위 땀 흘려 돈을 번다는 기준점이 상이해서 일거다.
'쉬는 청년'들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우울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경제성장의 동력원이자 주축인 이들이 쉬고 있다는 건 장기적으로 보자면 국가발전도, 중장년으로 자연스레 넘어드는 생애주기별 관점에서도 좋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는 이유는 아까 이야기했다시피 '쉬고 있지만 쉬고 있지 않은 청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 사회는 그들까지 포용해 응원과 지지를 보내야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자립해 다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 하도록 기반과 재원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쉬었다는 의미, 재충전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글 / 팀스토리액팅 조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