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이승재 [중앙대학교 약학부 2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8/art_1752158563634_ddb584.jpg)
【 청년일보 】 불면증 환자가 약 봉투 없이 병원에서 나온다. 대신 핸드폰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다. 시야장애를 앓고 있는 뇌졸중 환자는 어플리케이션과 VR기기를 통해 12주 동안 시지각 학습 훈련을 받는다. 이는 3세대 치료제로 불리는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 DTx)를 이용한 치료 모습이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해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며 치료하는 혁신적 의료기기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치료법을 제공한다.
각 나라의 규제기관에 따라 이를 선정하는 기준이 비슷하나 차이가 존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자에게 적용되며 치료 작용 기전의 과학적 근거가 있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디지털 치료기기로 분류한다.
디지털 치료기기로 분류되면 '디지털 치료기기 맞춤형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기 특성에 맞는 허가 기준을 적용한다. 의료기기 허가전담지원센터를 통해 인허가 전략 상담과 임상 설계 사전 자문을 받을 수 있고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를 통해 우선 심사 대상이 돼 심사 기간을 단축하거나 임상 요건을 완화할 수 있다.
급여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를 통해 비급여로 시장에 먼저 출시하고 사후 평가를 통해 시장 장벽을 낮추고 실사용 데이터 확보에 유리해진다. 또한, 선급여 후평가 제도를 통해 사회적 수요가 높은 기술을 대상으로 급여를 우선 적용 받은 후에 평가를 진행할 수도 있다.
지난 2025년 6월 15일에 히포트앤씨사의 우울장애 치료 및 관리 디지털치료기기인 '블루케어'가 식약처에 품목 허가를 받았다. 2023년 2월 15일에 에임메드사의 솜즈가 허가된 이후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총 7개의 제품이 허가됐다. 적응증으로 불면증, 뇌졸중 환자 시야장애, 폐질환, 이명, 범불안장애, 우울증을 다루고 이는 디지털치료기기의 적응증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도별 임상시험 계획 승인 횟수를 보면 2024년에 인지치료 12건, 재활 부문 6건, 정서장애치료 2건, 기타 부문 2건으로 1, 2세대 치료제에 비해 적응증의 범위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치료기기의 활성화에는 급여제도에 보완이 필요하다. 현 제도 하에서 빠른 시장 출시를 위해 제약회사측에서 비급여 트랙을 택하고 환자부담율이 증가해 효과와 효율성을 입증할 실증적인 데이터를 마련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반해 독일은 실증 연구를 통해 효능을 입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신속한 시장 접근을 허용하고 BfArM에 등록된 디지털 치료기기를 대상으로 임시 등재 제도를 허용해 12개월의 실증 연구를 진행하게 한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건강 보험 급여를 제공한다. 프랑스 또한 독일과 유사한 제도를 마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보상체계를 통해 시장 확대를 도모한다.
대한민국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해외의 제도를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국내 제약산업 생태계에 최적화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이승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