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장애인의 구강복지의 희망"…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등록 2025.07.05 11:00:00 수정 2025.07.05 11:00:07
청년서포터즈 8기 김현정 jung020218@naver.com

 

【 청년일보 】 신체적·인지적 특성으로 인해 일상적인 구강 관리가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치과 진료는 단순히 '불편한 곳'을 넘어 때로는 갈 수 없는 곳이 된다.

 

치과는 대부분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휠체어나 보호자 동반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진료 환경 역시 낯설고 불편하다. 무엇보다 의료진의 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은 치료 과정을 더욱 부담스럽게 만든다. 이 모든 요소가 장애인에게 치과 방문 자체를 복잡하고 두려운 일로 만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의 치과 이용률은 비장애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지적장애나 뇌병변장애 환자는 치과 방문 자체가 드물어 구강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 바로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이다. 2008년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의 협력으로 설립된 이곳은 국내 유일의 공공 장애인 치과병원으로 장애인의 구강 건강을 전담하는 전문 기관이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은 장애인의 다양한 신체 조건을 고려한 맞춤형 환경을 갖추고 있다.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넓은 진료실과 전신마취실, 감각중재 진료공간 외에도 장애인의 불수의적 움직임을 안정시켜주는 특수 진료용 베드를 보유해 움직임이 큰 중증 장애인의 진료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처럼 물리적 접근성 뿐 아니라 진료의 실제 질까지 고려한 세심한 설계는 민간 치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한, 지역사회 보건소 및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진료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이 병원 하나만으로는 전국의 장애인 구강복지를 책임지기엔 역부족이다. 수도권 집중, 긴 대기 시간, 보호자 동반과 같은 물리적·심리적 장벽은 여전히 존재한다. 지방 장애인들은 몇 시간씩 이동해 진료를 받거나, 결국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의 운영 경험은 이제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지역 거점 치과병원 설립, 장애인 구강진료 전문 인력 양성, 진정 치료나 전신마취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 등이 현실화되어야 한다. 단지 병상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반영한 진료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장애인의 구강복지를 보장하는 일은 단순한 의료 서비스 제공 그 이상이다.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태도이자, 우리 사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약속이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은 그 출발점일 뿐, 우리 모두의 태도 변화와 사회적 관심이 그 뒤를 이어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김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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