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구강 건강, 장애인에겐 사치일까?”…장애인 구강복지 사각지대의 현실

등록 2025.06.01 08:00:00 수정 2025.06.01 08:00:07
청년서포터즈 8기 김현정 jung020218@naver.com

 

【 청년일보 】 구강 건강은 당뇨병, 심혈관 질환, 인지 기능 저하 등 전신 건강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어 단순히 입 안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강 건강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구강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이 여전히 많다.

 

장애인들은 신체적·인지적 특성 때문에 일상적인 구강 위생 관리가 어렵다. 예를 들어, 손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지체장애인은 칫솔질을 제대로 하기 힘들고, 발달장애인이나 지적장애인은 올바른 양치 습관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치과 진료를 받으려 해도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진료 환경이 부족해 진료 자체가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의 치과 이용률은 비장애인의 절반 이하로 나타나고, 특히 지적장애나 뇌병변장애를 가진 환자들의 경우에는 치과 방문 빈도가 현저히 낮아 구강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어렵다. 이로 인해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치아 우식증, 치주염 등 구강 질환이 악화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의지 부족’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장애 유형에 따른 맞춤형 진료 환경이 부족하고, 장애인 진료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 치과의사와 간호 인력도 크게 부족하다. 특히, 진정 치료나 전신마취가 필요한 장애인 환자의 경우 보험 적용이 까다롭고 비용 부담이 커 치료 접근성을 더욱 제한한다.

 

민간 치과에서는 장애인 진료를 기피하는 경우도 많으며, 실제로 진료 거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장애인들이 기본적인 의료 권리인 ‘병원에 갈 권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심각한 복지 사각지대를 의미한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장애인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진료를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교통비와 이동 시간 부담, 보호자 동반 필요성 등은 진료 접근성을 더욱 떨어뜨린다. 진료 예약 대기 기간도 길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장애인들은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치료와 관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렇듯 장애인 구강복지의 사각지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임이 분명하다. 의료 서비스의 지역적 편중, 장애인을 위한 특수 진료 시스템 부재, 장애인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 부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정부와 지자체, 의료기관, 그리고 사회가 함께 협력해 장애인 맞춤형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전문 인력 양성 및 진료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 청년서포터즈 8기 김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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