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12월 경상수지가 배당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한 달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 급감 등으로 상품수지는 석 달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고,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오히려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26억8천만달러(약 3조3천82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11월(-2억2천만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1년 전(63억7천만달러)과 비교해 36억9천만달러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298억3천만달러로 2021년(852억3천만달러)의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한은의 전망치 250억 달러는 넘어섰다.
세부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4억8천만달러 적자였다. 이는 3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44억3천만달러)과 비교해도 49억1천만달러 급감한 수치다.
우선 수출(556억7천만달러)이 전년 12월과 비교해 10.4%(64억7천만달러) 줄었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동월 대비 감소로 나타난 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27.8%), 철강제품(-20.5%), 화학공업제품(-17.2%)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7.1%), 동남아(-23.7%), 일본(-10.3%)을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됐다.
수입(561억5천만달러)도 1년 전보다 2.7%(15억6천만달러) 감소했다. 수입액이 전년 동월보다 줄어든 것은 2020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원자재 수입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0.7% 늘었다. 원자재 중 가스, 원유, 석탄 수입액(통관 기준) 증가율은 각각 52.2%, 16.9%, 12.5%에 이르렀다.
하지만 반도체(-11.2%) 등 자본재 수입이 6.4% 감소했고 가전제품(-8.1%) 등 소비재 수입도 4.9% 줄었다.
서비스수지 역시 13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전년 12월(-7억6천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6억3천만달러나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운송수지는 흑자(1억7천만달러) 기조를 유지했지만, 1년 전(12억5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10억8천만달러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76.9%나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사이 7억4천만달러에서 11억4천만달러로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47억9천만달러)는 전년 12월(34억9천만달러)보다 13억달러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44억9천만달러)가 1년 새 17억달러 늘었는데, 이는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 수입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해 12월 중 50억6천만달러 늘어났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5억1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24억8천만달러 증가했다.
다만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3억7천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0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