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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퇴직연금제도가 노후소득보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 청년일보 】 퇴직연금제도의 시장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5년 12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이 도입된 이후 2022년 말 적립금 규모는 350조원 규모로 증가하였다.

 

특히 개인형 IRP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2015년 이후 무려 327%나 규모가 커졌으며, 적립금 규모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입 18년 만에 괄목할 만한 양적인 성장세를 달성하였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는 과거 퇴직금 제도가 가진 여러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큰 틀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근로자의 퇴직금 수급권 보호를 위해 사외 적립을 의무화한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또한, 근로자의 이직과 전직 시 지급받은 퇴직적립금을 근로자 본인 명의 계좌에 적립해 노후재원으로 활용하도록 연속성(Portability)을 확립하도록 IRP 제도를 마련하였다.


특히, 2022년 30인 미만 영세 사업자를 위한 중소기업기금퇴직연금(이하 중퇴기금)제도 도입 등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조치도 마련되어 퇴직연금제도 적용 사각지대를 축소해 가고 있다.


이 같은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제도에 대하여 필자는 자산축적, 자산운용의 효율성, 자산인출 및 제도지원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 상황을 진단했다.


첫째, 자산축적 측면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로 파악할 수 있다. 직전 5년인 2017년부터 2021년 말 까지 연금 제도의 1층을 담당하는 국민연금의 증가율은 13%, 3층의 개인연금은 3%이다. 반면 2층을 담당하는 퇴직연금은 19%로 타 연금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제도 가입률은 정체상태이다. 노후 준비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소·영세기업의 도입률이 특히 저조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제도 도입률은 91.4% 인 반면, 30인 미만의 사업장 도입률은 24%로 낮다(2021년 말 기준).


둘째, 직전 5년간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1.94%로 타 연금 대비 낮다. 이는 자산의 대부분을 원리금 보장상품으로만 운용한 결과이다. 반면 실적배당 상품의 직전 5년간 평균수익률은 5.21%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높인 결과 성과가 원리금 보장 상품 대비 높았다.


한편, DC 제도 가입자의 수는 점점 늘어 2019년 말 부터는 DB 가입자 수를 넘어서고 있다. 가입자 책임 운용형인 DC 가입자 수의 증가는 적립금 자산운용에 위험자산을 포함하는 자산배분 전략 수행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셋째, 퇴직연금 인출에 있어서는 연금(annuity) 대신에 일시금(lump – sum)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계좌 기준으로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은 4.3%, 일시금 수령은 95.7%를 차지하고 있다(2021년말 기준).


이는 퇴직연금제도가 노후소득보장에 사용되지 않고 목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으로 시급히 개선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제도지원의 핵심 중 하나는 세제지원이라 할 수 있는 데 우리나라 연금세제는 체계가 매우 복잡해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OECD(2021)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금세제 지원 수준은 19.7%로 OECD 평균 29.0%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연금세제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었는데 이는 연금 활성화에 역행하였다. 현행 세제 체제는 중·저 소득자에게 연금화 유인이 더욱 적은 문제점도 있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 진단을 요약하면 양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퇴직연금이 다층 보장 연금 체계 하에서 역할 분담을 위해서 퇴직연금제도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보편성 강화, 소득대체율 제고 및 연금 수령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보편성 강화 측면에서는 퇴직연금 가입자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현행 선택적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전면 의무화 해야 한다. 특히 중퇴기금 제도를 더욱 활성화 해야 한다. 시행중인 중퇴기금은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혜택은 마련 되어 있으나, 가입자에게도 직접 혜택이 갈 수 있는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소득대체율 측면에서는 투자수익률을 올려야 한다. 특히 DC 및 IRP의 수익률 제고를 위한 이미 도입된 디폴트옵션의 성공적 정착도 중요하다. 여기에 비전문가인 가입자가 전문가의 도움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퇴직연금 자산 투자 일임을 허용해야 한다. 또한 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기금형 도입 및 투자대상 자산의 확대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연금수령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일정 부분 연금화를 강제(예: 50%는 반드시 연금수령)하거나 퇴직연금 교육을 투자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제도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근로자, 사용자, 정부, 퇴직연금사업자)로 구성되어 있고, 저마다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어 조율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다층보장 제제하에서 퇴직연금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 이해관계자들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얼마나 이바지하고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글 / 강영선 쿼터백그룹 연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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