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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금융권 전망(上)] "ELS 악재에 대손비용도 증가"...내년 은행권 성장 '안갯속'

내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올해 대비 2조원 감소 예상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ELS 손실 본격화
신규 플레이어 진입, 온라인 플랫폼 등 은행권 경쟁 심화

 

올 한해 국내 금융권은 글로벌 경기둔화를 비롯해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금리하락과 완만한 경기회복이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은행·증권·보험산업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ELS 악재에 대손비용 증가까지"...내년 은행권 성장 '안갯속'

(中) 엇갈린 증시 전망 속에...부동산 PF 리스크 관리에 '총력'

(下)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분주”...요양서비스와 펫보험 관심 ‘고조’

 

【 청년일보 】 올해 역대급 이익을 달성한 은행권의 내년도 전망은 그리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유지됐던 고금리 기조 속에 내년부터 본격적인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충당금 확대 등이 은행권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내년 초부터 홍콩 H지수 하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SL)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당장 내년 초 금융당국이 내놓을 불완전판매에 따른 분쟁조정안에 대해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또한 새로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탄생,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등 내년 은행들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대손비용 증가 영향...내년 은행권 성장세 둔화 지속

 

한국금융연구원(KIF)은 지난달 발표한 '은행산업 및 금융혁신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은행의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9.6조원으로 올해(21.6조원)에 비해 2조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는 내년 이자이익이 정체하는 가운데 대손비용 증가가 당기순이익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내년 당기순이익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대손비용의 경우 내년 순전입액은 10조원 규모로 올해(7.8조원) 대비 2.2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은행권의 연체율이 가장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니는데, 보고서는 2023년 상반기부터 연체율이 이미 상승중이며 경기불황에 따른 신규 연체율 상승은 전체 연체율과 손상 대출채권 증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기준 0.20%에서 1년 새 0.35%까지 0.15%포인트가 올랐다. 같은 기각 신규 연체율 역시 0.17%에서 0.32%까지 뛰었다.

 

더욱이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가계대출 연체율이 장기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지만, 저소득 또는 저신용 상태이면서 3개 이상 기관에서 대출받은 취약차주나 비(非)은행금융기관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계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 높아져 3분기 말 현재 8.86%까지 치솟았다.

 

또한 보고서는 코로나19 시기 급증한 대출의 대출기간과 경과, 만기연장 및 이자유예 신청 종료, 부도시 손실률 상향 가능성 역시 내년 은행들의 대손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경쟁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금조달 변동성 확대 및 자산건전성 악화 등의 리스크에 대비하고 성장세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는 엄정한 신용평가를 통한 손실 적시 인식 및 여신관리 강화, 자금조달 리스크 측면에서는 핵심예금 경쟁력 강화 및 자금조달 타이밍 분산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홍콩 H지수 손실 내년 1월 현실화...은행권 촉각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액이 내년 상반기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배상기준 마련에 나서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홍콩 H지수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홍콩 증시와 연계돼 수익구조가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출시 3년 후 만기일이 도래하며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및 재투자의 기회가 있다.

 

다만 2021년 이후 이어지는 홍콩 H지수의 급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실제로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천선을 넘었으나 현재 5700선에서 횡보하는 등 사실상 반토막이 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은행들은 지난 11월 해당 상품의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금융당국 역시 'H지수 기반 ELS 투자자 손실 대응 TF'를 발족시키는 한편, 투자자들의 여러 민원을 바탕으로 피해유형별 분류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내년 초 해당 상품에 대한 손실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맞춰 은행권에 대한 정식 검사와 함께 ELS 배상안도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 역시 해당 상품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며 지난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피해복구를 주장하고 있다.

 

홍예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9년 DLF 사태 당시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따라 고객들은 투자 손실에 대해 40~80% 배상받았다"면서도 "이번 ELS 경우에는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재가입률도 높아 배상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내년 '은행-은행', '은행-비은행' 경쟁구도 점화

 

또한 내년에는 새로운 시중은행 및 온라인 플랫폼의 다변화 등 은행권의 금융혁신 환경 및 관련 제도 변화에 대한 수요로 은행 간 경쟁은 물론, 은행과 비은행 간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기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과점체제를 흔들기 위해 DGB대구은행이 내년 시중은행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8월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선언한 이후 DGB금융지주와 공동으로 '시중은행 전환 전담팀(TF)'을 구성해 사업계획 수립·조정, 시중은행 전환의 장점을 활용한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에 나선 바 있다.

 

다만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되자 은행권 안팎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굳어진 은행권 과점체제를 흔드는 역할은 물론, 금융시장 자체의 혁신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기존 시중은행들과의 체급격차는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지방자금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과 지역 시 금고 유치 곤란, 지역 고객 이탈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도 상존한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의 다변화 추세 역시 내년 은행권의 경쟁을 앞당기는 요소로 꼽힌다.

 

먼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에 대한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가 이르면 내년 초 구축될 예정인 가운데 약 1천조원 규모의 주담대 대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지난 5월 신용대출 대환 서비스를 시작으로 출시됐다. 현재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금액은 2.3조원 규모로, 은행권은 온라인 주담대 대환대출이 도입되면 그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특화전문은행, 비은행권 지급결제 업무 확대 등도 '은행-은행', '은행-비은행' 경쟁을 촉진하는 요소로 꼽힌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넓은 소비자 접점을 가진 빅테크 및 비금융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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