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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下)] 산업계 '뜨거운 감자' 부상한 탄소중립…'그린워싱' 우려는 여전

'탄소정보공개'의 국제표준 CDP… 글로벌 '투자지침서' 도약
업계 초월한 탄소중립 노력…CDP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도 
가짜 친환경 마케팅 '그린워싱' 주의보…"더 교묘하게 진화 중"

 

오늘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산업혁명 후 늘어난 경제활동에 의한 화석연료 사용과 무분별한 자연개발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자칫 인류 멸종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만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 정부와 지자체, 각 기업들의 노력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살인적 폭염에 대홍수까지"…산업화 이후 기후위기 시대 도래
(中) "국내외 이상 기온 확대에"…정부·지자체, 재난 대응 총력
(下) 산업계 '뜨거운 감자' 부상한 탄소중립…'그린워싱' 우려는 여전

 

【 청년일보 】 기후위기가 환경문제를 넘어 경제이슈로 전환되면서 산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행보도 가팔라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플로깅(Plogging, 걸으며 쓰레기 줍기)등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ESG 경영 전략을 마련하는 등 비재무적 성과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허위 친환경 마케팅 '그린워싱' 사례가 누적되자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 탄소정보 공개의 국제표준 CDP…'투자지침서' 도약


최근 '기업의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CDP) 참여의 영향요인 분석' 연구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조직들이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해 오고 있다.


학계에서는 Carbon Disclosure Project(이하 CDP)라는 비영리단체가 주관하는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를 탄소정보 공개의 국제표준 중 하나로 보고 있다.


CDP는 세계 각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게 기후변화 대응목표 및 노력 등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CDP의 정보공개 요청에는 법적 강제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기준 전세계 약 1만개의 기업이 CDP에 참여하고 있다.


우선 CDP는 매년 각국의 시가총액 상위기업에 온실가스 배출량, 신재생에너지 사용량, 규제대상 여부, 기후변화 대응노력 및 향후 계획 등의 탄소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기업은 공개 여부와 세부적인 공개항목을 자체적으로 선택해 CDP에 탄소 정보를 제공한다. CDP는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의 질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겨 CDP 홈페이지와 보고서를 통해 이를 대중에게 공개한다. 


또한, 기업이 얼마나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연기금, 기관투자자, 은행, 보험회사 등에도 제공한다. 투자기관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평가해 투자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 사실상 CDP 보고서는 전 세계 금융기관에 제공되어 '투자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CDP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난 2003년에는 단지 35개의 투자기관이 CDP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지만, 지난 2017년 기준으로 골드만삭스, 국민연금 등 전 세계 60개국 803개의 기관투자자가 CDP로부터 기업의 탄소정보를 제공받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규모를 합하면 약 100조달러에 이른다.


CDP는 올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기후 관련 공시(IFRS S2)기준을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글로벌 기업 대상 ESG 공시의 공통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 업계 초월한 탄소중립 노력…CDP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도 


이같이 CDP 평가가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우리 기업들도 업계를 초월해 이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 10월 국내 상장 건설사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글로벌 그린 원 파이오니어(Global Green One Pioneer)'라는 비전 아래 신재생에너지, 수소 비즈니스, 제로에너지빌딩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들을 지속해서 진행해 오고 있다.


이에 CDP 한국위원회는 현대건설에 기후변화대응(Climate Change) 부문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부여했다. '리더십 A'은 2023년 CDP 평가에 응답한 글로벌 약 2만3천200개 이상 평가대상 중 1.5%인 300여 개 기업에만 수여된 등급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지난 '2022 CDP 코리아 어워드'에서 기후변화 부문 5년 연속 '명예의 전당' 편입과 최상위 등급 '플래티넘 클럽'에 2년 연속 등극하는 등 글로벌 건설 리더 기업으로서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금융업계도 녹색경영을 공언하며 CDP 평가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금융그룹은 CDP 한국위원회가 발표한 'CDP Climate Change' 부문에서 국내 금융사로는 유일하게 리더십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23년에도 리더십 A 평가를 받는 등 2013년부터 11년 연속 Leadership A- 이상의 평가를 받은 국내 유일한 금융사로서, 오랜 기간 동안 탄소 감축 경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해 에너지 절약을 통한 탄소 배출량 감축 및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전 그룹사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아껴요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녹색프리미엄 구매를 통해 그룹 데이터센터 전력 충당에 활용하는 등 재생에너지 사용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SK텔레콤은 "기후변화 위험 및 기회요인이 당사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 평가결과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한다"며 "중대한 이슈에 대해서는 수시로 CEO에게 보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CEO는 중대한 이슈 사항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며, 핵심 이슈사항에 대해서는 이사회 및 ESG 위원회에 보고 후 의사결정을 한다.


실제 SK텔레콤은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소비량을 감축하기 위해 네트워크 장비 통합 운용, 고효율 통신장비 개발 및 도입, 노후 냉방기기 교체, 사옥 내 냉난방 조절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SK텔레콤은 통신분야에서는 유일하게 국내 CDP 참여 기업 중 3년 연속으로 '리더십 A' 등급을 획득했다.

 

 

◆ 가짜 친환경 마케팅 '그린워싱'…"더 복잡하고 교묘한 방식으로 진화"


기업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짜 친환경 마케팅으로 불리는 그린워싱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린피스는 "그린워싱은 생활 소비재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 건설, 철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견되며, 단순 환경 친화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훨씬 더 복잡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그린워싱 방식이 교묘해질수록 소비자는 진짜 친환경 기업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환경단체가 국내 한 대기업이 탄소저감 효과를 과장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환경부에 신고한 사례도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상품을 광고할 때 별다른 근거 없이 '친환경'이나 '무독성'이라고 표시하는 등 '부당 환경성 표시·광고'로 적발된 기업은 지난해 8월까지 1천388개사에 이른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9월부터 친환경 위장 표시·광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린워싱 가이드라인(환경 관련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개정 지침은 상품 원료의 획득, 생산, 유통, 사용, 폐기 중 일부 단계에서 환경성이 개선됐더라도 전체 과정을 고려할 때 그 효과가 상쇄되거나 감소한 경우 환경성이 개선된 것처럼 표시·광고해서는 안 된다는 '전 과정성 원칙'을 명확히 했다.


상품 생산단계에서 탄소 배출을 줄였어도 유통·폐기 때 동종의 다른 제품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면 '친환경'으로 광고하는 것이 과장·기만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공정위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심사 기준과 다양한 예시를 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방해하는 그린워싱 사례가 억제되고 친환경 제품 소비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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