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은둔형 외톨이란, 집 안에만 칩거한 채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보통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옛날에는 이러한 것들은 개인의 사회부적응 문제로 치부되어 왔으나 현재는 범국가적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통계진흥원이 수행한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25세에 은둔을 시작한 사람 1인당 사회적 비용 추정치는 약 15억원에 달한다.
고립·은둔 청년의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의 생활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은둔형외톨이와 유사한 히키코모리 문제를 경험한 일본에서는 1990년대 취직 빙하기에 구직활동을 포기한 청년세대가 부모님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이른바 '5080 문제'로 1990년도에 청년 히키코모리가 50대가 된 지금까지도 80대 부모님 연금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즉 30여년이 지나도 그들은 은둔생활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광주광역시에서 전국 최초로 '광주시 은둔형외톨이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보조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지자체들이 지원방안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하거나 실태조사를 하는 등 전국적으로 이른바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형국이다.
필자 역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작년 한해 타의에 의해 은둔형외톨이생활과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그런데 고립과 은둔을 경험하는 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사고관이 형성되는 것이 가장 무서운 것을 알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19~34세 청년)'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4%가 자살을 생각했고 26.7%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자살 생각과 시도 비율은 고립·은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증가한다는 것에 주목할 수 있었다. 은둔기간 3개월 미만의 경우 자살 생각은 64.3%, 1년을 넘긴 경우 75.2%, 10년 이상의 고립·은둔 청년은 89.5%가 자살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둘러 개입하지 않으면 실제 자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 같은 현상을 조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개인의 불행 및 이는 더 나아가 젊은 청년인재들을 잃는 국가적 손실로 번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작년 9월 19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 자립준비청년 등을 위한 '청년 복지 5대 과제'를 확정·발표했다. 새롭게 대두된 취약계층 청년세대(가족돌봄청년과 고립·은둔청년 등)정부 차원의 종합지원대책이라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이 중 핵심은 올해부터 시범사업으로 인천, 울산, 충북, 전북 4개 시도에 청년미래센터(가칭)를 설치하고, 가족돌봄·고립은둔청년을 전담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지역의 고립·은둔 청년은 올해 '청년미래센터'가 맡아 관리하게 되며, 이들에게 전담 사례관리사를 통해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모임에 참여시켜 대인 접촉 기회를 늘려주고 구직까지 이어지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은둔형외톨이 외에도 가족돌봄청년에게는 연 최대 200만원의 자기 돌봄비를 지급하고 그가 돌보는 가족에게도 일상 돌봄 서비스를 연계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능적인 서비스에 가까운 국가적 접근에 오롯이 기댈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고립, 은둔 청년이 있다면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보는 것을 제안해본다.
자의든 타의든 은둔형 외톨이가 된 청년에게 정말 힘든 것은 관계속에서 이탈됐다는 심리적 불안감과 불신사회에 살고 있다는 중압감이 큰 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예로부터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로 단 한명의 지지자가 있다면 보다 삶을 윤택하게 살 수 있기에 나부터 그 지원군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팀스토리액팅 박이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