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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모펀드 사태...반전의 계기가 되길

 

【 청년일보 】 지난 23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회)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된 금융투자업계의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공식 입장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업계가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되돌아보고 사모펀드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즉 철저히 준법경영의 원칙을 확립해 준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방했다.

 

아울러 라임펀드와 옵티머스 사태 등 최근 문제가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향후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관련 금융기관 간의 상호 견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운용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금융당국도 사모펀더의 건전한 운용을 위한 행정지도 방안을 서둘러 마련, 발표했다. 금융당국의 행정지도 방안은 내달 10일까지 종합적인 의견을 청취한 후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1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행정지도 방안이 시행되면 판매사는 운용사가 제공하는 투자설명서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전 철저한사전 검증을 해야 한다. 펀드운용과 상품설명 자료에서의 투자전략 및 특성의 일치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또한 판매사는 펀드 환매 상환 연기 요청을 통지 받으면 이를 투자자들에게 즉시 알려야 하고, 해당 펀드의 판매를 중단해야한다.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자산을 실제 매매하는 수탁사에도 운용사의 위법 및 부당행위를 감시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수탁사는 매달 1회이상 펀드 재산 목록 등 펀드 자산보유 내역을 점검하는 한편 내역 불일치 등이 발생할 경우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펀드 판매 및 운용 프로세스 그리고 관련 금융회사의 의무와 책임을 강화한 셈이다.

 

라임펀드 등 최근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의 핵심은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와 판매사, 수탁사를 기만하고 있는 동안 어떠한 견제 장치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금융회사의 신뢰를 믿고 투자금을 맡겨온 수많은 투자자들은 하루 아침에 평생을 모은 돈을 허공에 날려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사모펀드 사태로 돈을 날릴 위기에 놓인 수많은 투자자들이 길거리에 나서 항의하고, 각종 미디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시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하자 금융당국은 뒤늦게 사모펀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행정지도 방안은 향후 이 같은 대참사를 예방하겠다는 의지이면서도, 과거 사모펀드에 대한 체계적이고 견고한 감독장치가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후약방문' 조치란 빈축을 사고 있다.

 

다만 뒤늦게라도 투자자 보호 원칙에 중점을 두고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진다.

 

그동안 금융상품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들은 투자 실패 등 금융회사에 귀책사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아온 것이 사실이다. 펀드 투자에 대한 실패와 보험금 지급 시 분쟁 등 다양한 사건으로 금융권은 신뢰를 잃어온 것이 사실이고,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감독 소홀에 대한 질타도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그런 점에서 기존 관행을 버리고, 금융소비자 및 투자자 입장에서 금융회사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한 점에 다시 한번 기대감이 모아진다. 더 나아가 금융당국에 개선방안을 적극 검토해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 금투협회의 역할과 용단에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금투협회의 용단이 이번 사모펀드 사태 진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283조 4항)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단법인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금투협은 정회원, 준회원, 특별회원 도합 439개의 법인이 모인 집단이다.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상호 간 예산 측정으로 조달한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금투협회는 공식 발표에 앞서 적잖은 부담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발표를 하기까지 내부적으로 상당한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리라 예상된다. 하지만 금투협회의 고개숙임은 투자 피해자들의 아픔을 우선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금융당국도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향후 불필요한 행태로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도 하락에 기름을붓지 않길 바란다.

 

요컨데, 고도의 상품이자 복잡한 구조로 설계된 금융상품은 금융소비자와의 다툼의 여지가 적지않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얼마나 슬기롭고 합리적이며, 신속하게 수습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이번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향후 금융투자업계가 한층 발전되고 더욱 신뢰 받는 반전(?)의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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