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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 증인, 국감장에 안 나올 줄 알았습니다”

 

【 청년일보 】국정감사는 법의 취지에 맞게 체계적이고, 문제가 없이 운영을 잘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위해 국회가 매년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감사다. 

 

이에 국정감사에는 항상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있다. 바로 되짚어봐야 할 사안 사안마다 명확히 확인하고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해 재방방지를 요구하기 우해 해당 업무와 관련된 이들을 증인들로 출석을 요구한다.

 

매년 국정감사(이하 국감)을 앞둔 정치권의 각오는 항상 단호했다.  다만 이는 계획일 뿐이다. 각 상임위 위원들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이른바 ‘거물’을 출석시켜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해 질타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요구하겠다며 벼룬다. 그러나 정작 국정감사 당일 그 ‘거물급' 인사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올해도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일례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 지오영 조선혜 회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확정했다.  이들은 자칭 업계를 리드하는 '거물급' 인사들이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1상 결과를 임의로 발표한 것과 관련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다. 주가 띄우기 등의 혐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는 위험성이 높은 보툴리눔 톡신 원료를 부실하게 관리한 것에 대해, 지오영 조선혜 대표는 공적 마스크 유통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계획이었다.

 

당연히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다. 셀트리온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최대 바이오 기업이고, 메디톡스 역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이끄는 선두기업이기 때문이다. 의약품 도매업체 지오영은 올해 초 ‘공적 마스크’ 공급 과정에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식약처 국감장에서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역시나’였다. 이들은 국감이 열리기 직전 마치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증인 명단에서 제외되거나 다른 이들로 교체됐다.

 

서정진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백종헌 의원(국민의힘) 측은 치료제 개발 상황 발표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질의하려 했지만, 관련 기관을 통해 질의 내용이 다수 해소돼 증인 철회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지오영 조선혜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은 조 회장이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자, 조 회장의 불출석을 수용하는 대신 김진태 사장의 출석을 추가로 요구해 공적 마스크 유통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 강기윤 의원(국민의힘) 측도 정 대표가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자, 주희석 전무로 증인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회장이나 대표 등 거물급 인사를 국감장에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큰소리친 뒤 슬그머니 ‘없던 일’로 만드는 일은 국감이 열리는 매년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매년 지켜보는 것도 꽤 씁쓸한 것이 사실이다.

 

애초에 증인을 부를 마음이 있었는지도 의문이 든다. 거물급 증인을 부르겠다고 밝히며 본인의 이름을 언론 등에 알리려는 마음은 없었는지 말이다.

 

공교롭게도 강기윤 의원을 제외한 백종헌 의원과 김미애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처음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한, 올해가 첫 국감인 초선의원이다. 의심을 거둘 수 없는 이유다.

 

국정감사를 통해 기업과 관련한 이슈나 현안에 대해 질의하려면 누구나 아는 거물을 부르는 것보다 관련 실무자를 부르는 편이 낫다. 아무리 기업의 회장이고 대표라 해도 모든 내용에 대해 속속들이 알진 못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당연한 듯 같은 이슈가 반복될 것이다. 매년 되풀이 되는 일이기도 하나 그 실망감은 매해 지울 수없다. 요컨데 내년 국정감사에서는 ‘이슈 몰이성’ 증인이 아닌 국민을 대신해 국정 현안을 제대로 감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증인이 채택되고, 국감장이 국민들의 궁금증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는 '국민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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