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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일 경제 교류 ‘물꼬’ 조짐…선택지는 '구동존이 vs 결사항전'

 

【 청년일보 】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3분기 국내 경제가 수출 및 제조업 회복에 힘입어 상반기의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본격적인 회복 경로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본격적인 회복 경로에 진입했다고 단언하지 못한 이유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특성에 기인한다. 우리는 해외로부터 원제품을 받아 재가공해 수출하고 있으며 주요 기술을 사용하면서 해외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현재의 구조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확보로 원제품 을 직접 생산하거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우리나라는 시작부터 재가공을 위주로 성장한 경제구조이고 기초과학 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해 단기간에 기술 경쟁력 확보는 어렵다. 자원 확보도 현재의 영토 상황으로는 비현실적인 대안일 뿐이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기존의 경제 질서를 유지하면서 무역대상국을 확대하는 것으로 좁혀진다. 

 

무역대상국을 확대하는 것에는 무역 비중이 적었던 국가에 대한 교역 규모를 증가시키거나 개척에 지금까지 교역을 시행하지 않았던 국가와 거래를 시작하거나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소원해진 기존 교역국을 대상으로 관계회복에 나서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역 비중 증가와 개척, 신규 국가와 교역 시행은 환율, 원자재, 주변국 정치적 리스크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가 선택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높아 현재의 경제질서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존의 경제질서를 유지하면서 효과를 거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멀어 경제 교류와 교류 단절을 반복하고 있는 나라 일본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안티일본 운동으로 악화일로를 걸은 후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든 한·일 관계에 전환점이 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넥슨의 일본 니케이225 지수 편입이 결정된 것. 니케이225 지수는 일본 언론에서 선정하는 내부적으로 공신력있는 지수로, 일본을 대표하는 225개의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 니케이225의 견고한 진입장벽을 허물기에는 넥슨은 부족한 점이 적지않은 기업이다. 넥슨의 매출 비중은 한국 48%, 중국 40%, 북미·유럽 5%, 일본 2%, 기타 5% 등이다. 이에 일본 내부에서도 넥슨의 니케이225 지수 편입에 대해 이견이 분분한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지난 28일 한·일 국장급 대면회의가 진행됐다.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우리 외교부와 회담을 가졌다. 한·일 경제 교류가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될 만한 대목이다. 일본과의 경제 교류가 재개된다면 우리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 일본을 장악한 스가 총리는 아베 정권을 계승하려는 의지도 보이면서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야스쿠미 신사를 직접 참배했던 아베 총리와 달리 공물 봉납에 그치면서 일본 내 우익 세력들에게도 반대 세력들에게도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한·일 외교에서도 동일한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스가 총리는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해결방안을 마련하라고 고자세를 유지하면서 경제문제에서는 한·일 교류 재개를 희망한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넥슨의 니케이225 지수 편입에 대해 지나치게 희망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품을 필요는 없다. 설혹 우리의 대안이 일본과의 경제 교류 재개 뿐일지라도 냉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최근의 한한령 제재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위기도 부위정경으로 삼고 있다. 일본과의 경제 교류 악화가 지속되더라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위기'에 지나지 않으며 현상이 유지되는 것일 뿐이다.

 

일본이 협상 테이블에서 역사문제를 격화시킨다면 그에 응하는 태도를 취하고 유화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이에 맞는 자세로 응수하면 된다. 일본의 자세에 따라 우리가 구동존이와 결사항전의 태도 중 어떤 것을 택할지가 결정될 것이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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