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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항공업계 고용유지...'공언' 말고 '확증'이 필요하다

 

【 청년일보 】올해 우리나라 산업계 내에서 다양한 이슈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두 대형 국적 항공사들의 합병이 대표적일 듯 하다.

 

최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최대의 걸림돌로 지목돼 온 KCGI측의 한진칼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무산시킬 위기 요소 없이 합병 작업이 순항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 양사간 합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극심한 침체에 빠진 항공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않은 듯 하다.

 

문제는 양사간 신속한 합병 계획 추진이란 새로운 기대감 속에 직원들은 고용불안에 대한 공포감이 고조되면서 정부와 두 항공사에 또 다른 미션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대한항공은 양사간 합병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인력감축설'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내에서는 불신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준 지난 3일에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를 비롯해 대한항공직원 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단체인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노사정 회의체를 구성해 양사 직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노사정 협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인수 합병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라고 했다. 이어 "산업은행을 앞세운 정부는 현실성 없는 고용안정 대책을 주장하지 말고 노사정 회의체에서 실질적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두 항공사 노조들이 정부의 방침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말 뿐인 고용유지 약속이 아닌 고용문제와 관련 직접 당사자인 양사 직원들이 참여한 회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도 양사간 합병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인만큼 아시아나항공 조직의 슬림화작업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양사가 동종 업종이란 점에서 합병시 업무가 겹칠 수 밖에 없기에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두 항공사간 중첩된 인력은 관리직을 포함해 약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정규직 직원은 감축하지 않는다 해도 계약직 등 비정규직 인력에 대한  감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이들 노조들이 우려하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 일각에서는 두 항공사의 합병이 항공업계의 대대적인 재편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인력감축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 직원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항공업계의 경영난에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장기 휴직에 들어가는 등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양사의 합병이 결코 희망적이라기보다는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시름 속에 살고 있다.

 

양사의 합병 계획은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정부와 대한항공은 합병 절차에만 치중할게 아니라, 부수적으로 야기될 직원들의 고용유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적극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에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노조와 대화 창구를 마련하고, 상호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두 항공사간 합병으로 인해 야기될 고용불안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플랜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파장이 클 고용유지 여부에 대한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된 두 항공사간 합병이 되레 항공업계를 곡소리 나는 초상집으로 만들지 않겠다면 말이다. 

 

요컨대 정부와 대한항공은 고용유지 방침에 대해 ‘믿어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믿을 수 있도록 확고한 의지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제시할 때 비로소 직원들의 불신을 잠재우는 해법임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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