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보험 상품판매 증가로 GA들의 보험시장 내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는 보험사들이 전속 판매채널 운영에 따른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전속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반면, 상품개발에 더욱 집중하려는 전략이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업계의 대면채널 수익은 전체 수익의 72.4%를 차지하며, 이 중 GA가 차지하는 비중은 4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GA의 보험설계사 수는 2022년 말 10만8천998명에서 지난해 말 11만8천238명으로 8.5% 가량 늘었다.
이러한 GA의 성장세는 보험사들이 기존 전속 판매채널 운영을 축소한 데 따른 효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생명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제판분리를 통해 영업 보다는 상품개발에 집중하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GA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경우 이에 수반되는 수수료 등 비용을 변동비로 계상할 수 있다. 즉 전속 판매채널을 운영하는데 투입되는 고정비를 낮출 수 있는 만큼 회계상 유리한 측면이 있는 셈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원수사 입장에서는 고정비를 부담하는 대신 상품판매에 따른 변동비가 발생하는 편이 실적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아울러 불확실한 영업 및 경제환경에 대응하기 용이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판매 보다는 상품개발에 주력하면서, 보험사가 별도로 설립한 자회사형 GA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2021년 4월 한화생명이 대형 보험사 중 처음으로 설립한 판매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6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482억원 적자에서 벗어났다. 미래에셋생명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66억2천400만원으로 집계돼 제판분리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 외 KB라이프, 신한라이프, 동양생명, 흥국생명, AIA생명, 현대해상, 하나손해보험 등이 설립한 자회사형 GA의 규모와 실적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자회사형 GA인 동양생명금융서비스의 설계사 수는 지난달 기준 93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명 이상 늘었다. 하나손해보험 및 현대해상의 자회사형 GA인 하나금융파인드와 마이금융파트너의 설계사 수도 2022년과 비교해 약 2배로 불어났다.
또 다른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GA는 2000년대 중반 도입된 이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GA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그간 전속조직을 강화해 온 보험사들도 GA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GA 전담조직은 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자사 보험상품 교육 등을 중점 수행한다.
그런 한편 GA의 보험시장 내 위상과 영향력이 확대되자, 금융당국도 시장규율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26일 대형 GA 준법감시인들을 대상으로 ‘2024년 상반기 내부통제 워크숍’을 열고 GA에 대해 정례 및 수시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보험회사와 GA간 연계검사를 정례화하고 중대한 시장교란 행위 등에 대해서는 특별점검반을 구성해 수시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어 금감원 보험검사3국은 오는 22일과 24일, 29일에 걸쳐 설계사 3천명 이상을 보유한 초대형 GA 18개사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불건전 영업행위 및 설계사 스카우트 과당경쟁, 모집질서 위반 금지 등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워크숍, 간담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GA업계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며 “보험 판매시장에서 GA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내부통제 체계가 구축되도록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