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된 공화당의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두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개표가 99% 진행된 16일 오전 1시 52분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0%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승리를 확정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1.2%의 지지율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19.1%)를 이기고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렇게 근소한 표차로 승리한 것이 그에게 유리한 징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공화당 대의원 20명을 확보했고, 디샌티스 주지사는 8명, 헤일리 전 대사는 7명, 비벡 라마스와미는 3명의 대의원을 획득했다. 아이오와주는 총 40명의 대의원이 배정돼 있는데, 이는 전체의 1.6%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번 코커스는 공화당 경선의 출발점으로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승리로 그는 재선 도전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으며, 이에 대한 양성적인 보도가 현지 언론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단결해서 세상을 바로잡고, 문제를 바로잡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모든 죽음과 파괴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또한 뉴햄프셔주에서의 다가오는 경선을 향한 도전적인 상황을 언급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인 70%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재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며 "공화당의 혼돈으로 민주당의 혼돈을 물리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아이오와주 코커스는 추정 11만여명의 참여로 예상된 혹한과 눈보라 속에서 진행됐으며, 투표율은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예정돼 있는 뉴햄프셔주는 아이오와와는 달리 중도층 비중이 높은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에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전체 대선의 '풍향계'로 간주되기도 한다.

뉴햄프셔에서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반대 지지층을 중심으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어떠한 결과를 거둘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항해 승부를 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우세로 인해 오히려 뉴햄프셔에서는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중도층 표심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인도계 사업가 출신으로 알려진 라마스와미는 한때 '젊은 보수'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번에는 중도 사퇴를 선언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 밖에 AP통신은 "라마스와미의 중도 사퇴는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후보임을 확인시켜 준 셈"이라며 "트럼프 이외의 후보들이 당 내에서의 정통성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입증한 것"으로 평가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